전라 남도 영암군 군서면 도갑리 월출산 에 있는 사찰. 대한 불교 조계종 제22교구의 본사인 대흥사의 말단 사찰이다. 《도선국사실록》 《옥룡사도선국사본비명》에 의하면 신라 시대 말기인 661년(신라 문무왕 1)에 국사인 도선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이 절의 창건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이 곳에는 원래 문수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어느 날 도선의 어머니인 최씨가 빨래를 하다가 물에 떠내려오는 참외를 먹고 잉태하게 되었다. 그녀는 그 후에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바로 도선이었다는 것이다. 최씨는 도선을 숲 속에 버렸으나 비둘기들이 먹이를 물어다 먹이고 보호하여 길렀는데, 그것을 본 최씨는 그를 문수사 주지에게 부탁하여 기르도록 하였다고 한다. 문수사에서 자란 도선은 후에 중국을 다녀와서 문수사가 있던 이 곳에 도갑사를 지었다고 전해 온다.

그 후 조선 시대 전기인 1456년(세조 2)에 세조가 이 절을 위하여 신미 대사에게 시주하였고 그것을 가지고 신미 대사는 수미 대사와 함께 이 절을 보수하여 다시 짓기 시작하였다.

이 중건의 역사는 1473년(성종 4)에 끝나 새로운 도갑사 가 완성되었는데, 이 때 지어진 것으로는 현재 도갑사의 정문인 해탈문만이 남아 있어 국보 제50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남아 있는 우리 나라의 건축물 중에서 몇 안 되는 옛 건축물 가운데 하나인 이 해탈문은 앞면이 세 칸, 옆면이 두 칸인 맞배지붕( 지붕의 온각이 막 잘려진 지붕) 형식을 가진 단층 건물로, 원래는 사천왕상을 문 앞에 안치하는 사천왕문이지만 지금은 사천왕상 대신에 문의 동쪽과 서쪽에 각각 보물 제1134호인 기사문수 동자상과 기상보현 동자상이 안치되어 있다.

조선 시대 후기 건축인 대웅보전은 지방 유형 문화재 42호로 지정되었는데, 그 안에 석가 삼존과 육광 보살의 금동상을 모셨고, 그 앞에는 작은 당간 지주 가 계단의 양쪽 옆에 있으며, 그 북쪽에는 3층 석탑, 남쪽에는 5층 석탑이 쌍탑처럼 세워져 있다. 또 이 곳에는 1581년(선조 14)에 새로 세운 도선과 수미의 비가 있는데, 비의 조각과 비문의 필체가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륵전 안에는 고려 시대 작품인 석조 여래 좌상이 있는데, 이는 보믈 제89호로 지정되었다.

그 밖에 명부전·요사채 등의 당우와 팔각 석등대석·석제 구유· 도선 및 수미 대사의 영정(影幀) 등이 남아 있고, 도갑사의 주위에는 도선이 디딜방아를 찧어 도술을 부렸다는 전설이 있는 구정봉의 아홉 개의 우물과 박사 왕인의 제자들이 왕인이 공부하던 동굴의 입구에 새겼다고 전해 오는 왕인 박사상, 국보 제144호인 월출산 마애 여래 좌상 등이 있다.

지금의 도갑사는 6·25 전쟁으로 소실되었던 것을 그 후에 다시 지은 것인데, 도갑사로 들어가는 길은 입구까지 1㎞ 이상이나 도로에 벗꽃나무가 늘어서 있어서 매우 아름답고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