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북도 청원군 가덕면 노현리 시남 마을에 있는 구석기 시대 동굴 유적. 이 근처의 지형은 전체적으로 낙타의 모양인 지질 구조에서 날개 부분과 비슷하고, 신생대 제4기 초에 만들어진 여러 자연 동굴 이 있다.
1960년대부터 이 지역에서는 석회암을 채취하기 위한 발파 작업으로 동굴의 원래 생김새가 거의 파괴되었다. 이 때문에 유적 현상에 대한 보존 문제의 일환으로 1976년 8월 7일부터 13일까지 충북 대학교 박물관과 연세 대학교 박물관이 급히 발굴을 시작하였고, 그 뒤 충북 대학교 박물관에서 1983년까지 11차에 걸쳐 발굴하였다.
이리하여 발견된 굴이 제2굴·새굴·처녀굴·제15굴·제16굴·큰용굴 등으로 불린다. 제2굴에서 발굴된 유물의 연구는 두루봉 구석기 문화의 전체를 가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였다. 이 곳에서 발견된 동물상은 3문 7강 15목 28과 37속 46종으로 우리 나라 유적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8종은 이미 없어진 짐승이다. 7층에서 발견된 화석은 쌍코뿔소·동굴하이에나·동굴곰·큰원숭이 등으로 지금보다 따뜻한 환경에서 살았던 동물들이다.
이 곳에서 돌과 뼈를 재료로 한 긁개·밀개· 망치 등의 물건을 만드는 데 쓰이는 기구가 발견되었다. 이 외에도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의식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예술품들이 나왔는데, 그것은 모두 몸에 지니는 것으로 사람의 얼굴을 나타내는 모양과 들소 모양 등인데, 이는 구석기 시대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 머리 숭배 사상'과도 관계가 깊다.
제15굴은 제2굴 위로 두루봉 봉우리 가까운 남쪽 언덕의 바위와 판자 바위를 세워서 벽을 만들고, 40㎝ 정도의 석회석들을 세워 담돌을 만들은 것이다. 집터 가운데에 뜸숯이 출토되는 화덕 자리가 놓여 있었고, 바로 옆에서 석영으로 만든 긁개·찌르개가 집중적으로 출토된 것으로 미루어 불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음을 엿볼 수 있다. 두루봉에 뚫린 여러 굴이 살림터인 데 비하여, 이 곳은 집터 크기가 매우 작은 것으로 보아 남쪽의 병풍 처럼 둘러쳐진 산에서 내려 오는 짐승을 살펴보는 움막이었던 것 같다.
새굴은 두루봉 정상에서 새로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에서 나온 동물 화석은 옛코끼리 상아·쌍코뿔소·큰 원숭이· 동굴 하이에나·큰곰·꽃사슴 등 지금까지 3강 6목 12과 18속 20종이 밝혀졌다. 이 중 옛코끼리 상아는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다. 한편, 굴의 구석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뿔이 잘려진 사슴머리뼈 13점이 출토되었고, 꽃사슴 뿔을 끌로 갈아 만든 치레걸이 2점이 출토되었다.
흥수굴에서는 완전한 사람의 뼈· 석기· 동물의 화석이 발굴되었다. 사람 뼈는 두 사람인데, 이 가운데 한 사람의 머리뼈는 석회석 광산 작업 때 분실되었다. 그러나 우리 나라 구석기 시대의 사람 뼈가 완전히 보존되어 나온 것은 이 곳이 처음이다.
굴의 입구에서는 석기 제작소가 발견 되어 이 곳이 생활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중 화덕 자리 옆에서 나온 사냥돌과 찌르개는 사냥과 도살 행위에 대한 자료로 남는다. 석영 판잣돌로 만든 안팎날 찍개는 구석기 유적인 공주 석장리 자갈돌 찍개와 비교된다.
처녀굴에서도 많은 뼈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여기에서는 또한 동굴곰 한 마리분이 꽃사슴 뿔을 가운데 놓고 의도적으로 동쪽을 향하여 배치된 것으로 보아 이미 의식 행위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두루봉에서 여러 개의 굴들이 발견되었으며, 각각의 굴에서 발견된 유물은 그 시대를 이해하는 데 큰 지침이 되고 있다.
이 유물들은 현재 충북 대학교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