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마라케시주의 주도. 1990년 현재 약 44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카사블랑카의 남쪽 도로에서 약 250㎞의 거리에 떨어진 아틀라스 산맥 북쪽 기슭 하우즈 평야에 위치하며, 카사블랑카와는 국도· 철도· 항공로로 연결되어 있다. 마라케시주는 북쪽으로는 사피·엘켈라데스라르나주, 동쪽으로는 아질랄주, 남쪽으로 우아르자자테·아가디르주, 서쪽으로 에사우이라주와 접해 있다. 또 남부 모로코와 알제리에 이르는 대상로의 기점이다.
마라케시는 유럽인들이 모로코를 잘못 부른 이름으로, 오랫동안 이 도시를 수도로 삼았던 왕국에 이 이름을 붙였다.
이 도시는 1062년 알모라비데 왕조의 유수프이븐 타슈핀이 세웠으며, 1147년 알모아데 왕조에 의해 무너질 때까지 알모라비데 왕조의 수도였다. 이곳은 1269년에 수도를 페스로 정한 마린 왕조로 통치권이 넘어갔으며, 그 뒤 16세기에 사디 왕조의 수도가 되었으나 뒤를 이은 알라위드 왕조의 통치자들은 이곳보다 페스나 메크네스에 더 자주 머물렀다.
1912년 사하라의 반란자 알히바가 이 도시를 점령하였으나 C.M.E. 망쟁 대령이 이끄는 프랑스군에 패배하여 쫓겨났다. 1912년부터 1956년까지는 프랑스 보호령 시기였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글라우아가(家)에 의해 수년 동안 통치를 받았다. 그런데 그 마지막 자손인 하지 타미알글라우이는 1953년 무하마드 5세의 폐위를 선동한 주요 인물이었다.
광대한 야자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는 점토를 물에 이겨 만든 건물과 성벽 때문에 '붉은 도시'라고 불리며, 그 중심부에 북적거리는 장터인 제마알프나 광장이 있고 바로 동쪽에는 12세기에 노예로 잡힌 에스파냐 사람들이 지은 쿠투비아 사원이 있는데 그 뾰족탑의 높이가 67m에 이른다. 16세기의 사디 능(陵), 18세기의 다르엘베이다 궁전, 19세기의 바히아 왕궁 등은 이 도시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잘 보여 주고 있는 역사의 증거물이다.
'겔리즈'로 불리는 신시가지는 구시가지의 서쪽에 있으며, 프랑스 보호령 시기에 개발되었다. 마라케시는 공원, 특히 메나라 올리브 숲과 벽을 두른 405㏊의 아그달 정원으로 유명하며, 관광 과 겨울철 스포츠를 즐기는 곳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또한, 오(하이)아틀라스 산지와 사하라 사막 간의 무역 을 중개하는 상업 중심지로 국제 공항을 갖추고 있으며, 철도나 도로를 통해 사피 및 카사블랑카와 연결되고 그 밖에 모로코의 주요 도시와 도로로 이어져 있다.
옛 왕궁과 수많은 이슬람교 사원 외에도 프랑스가 건설한 근대적인 시가, 마라케시멘 유세프 대학 등이 있다. 대아틀라스 산맥은 스키·등산지로 널리 알려져 많은 관광객이 모여든다. 유네스코의 세계 유산 목록에 수록되어 있다.
하우즈 평원에서는 밀· 보리· 감귤류· 올리브·콩· 살구 등을 재배하며, 가축으로는 주로 양· 염소·소 등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