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음악을 뼈대로 미국에서 생성 되고 발전되어 온 음악의 총칭.
미국 음악은 대체로 3기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① 이민 초기부터 18세기:유럽 음악이 신대륙에 유입된 시기.
②19세기: 독일· 프랑스 를 비롯한 유럽에서 들어온 많은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 음악의 기초가 만들어진 시기.
③20세기: 미국에서 태어난 작곡가와 연주자들의 활동이 뚜렷해지고 미국 음악이 확립된 시기.
이민 초기~18세기
이민 초기의 미국 음악 활동은 찬송가를 노래하는 정도였다. 이민자들은 1607년 버지니아주의 제임스타운에 처음으로 정착촌을 건설하였고, 1620년에는 매사추세츠주의 플리머스에 정착촌을 건설한 데 이어, 1630년에는 플리머스에서 멀지 않은 보스턴에 정착촌이 건설되었다. 이러한 정착촌들 가운데 영국 청교도들이 대거 이주한 보스턴의 음악 활동이 가장 두드러졌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 활동은 교회를 중심으로 찬송가를 노래하는 데 불과하였다. 이들은 찬송가를 통해 음악적 기쁨을 추구하는 데 죄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1720년경에 찬송가의 가창 방식을 중심으로 한 악전이 선보였으며 대중들의 호응 속에 찬송가의 출판도 활성화되었다. 1770년에 출간된 W. 빌링스(1746~1800)의 《뉴잉글랜드의 찬송가 가수》는 미국 음악사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중요한 문헌이다. '미국 교회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푸가의 기법을 교회 음악에 도입하였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W. 빌링스는 독학으로 음악을 배웠는데, 개척자들의 생활 환경을 처음으로 미국 음악에 반영한 그의 작품에서는 소박하고 진솔한 생명력이 풍긴다. 1713년경에는 보스턴의 킹스 채플 교회에 미국 최초의 오르간이 설치되었다. 1760년경부터는 합창단이 각지에 결성되기 시작하였으며, 1769년부터는 하프시코드 가 만들어져 판매되기 시작하였다.
브리스틀 대성당의 사제이며 음악가였던 W. 터키는 1770년에 헨델의 《메시아》를 발췌하여 미국땅에서 처음으로 공연하였다. 1694년에 필라델피아에 정착촌을 건설한 독일의 경건파 집단은 본국에서 훌륭한 합창 기교와 악기를 들여 왔다.
미국 최초의 작곡가 C. 바이셀(1690~1768)도 독일 경건파 출신이다. 그는 1,000곡 이상의 작품을 작곡하였으며 종교곡을 4 성에서 7성까지의 합창으로 부르도록 지도하였다. 1730년에 B. 프랭클린은 바이셀의 찬송가 선집을 출판하였다. 1741년 펜실베이니아주의 베슬리헴에는 음악을 좋아하는 민족으로 유명한 모라비아인들이 이주해와 정착촌을 건설하였는데, 그들은 유럽으로부터 하이든과 모차르트 등의 음악을 가지고 왔다. 이들은 1762년 워싱턴이 그들의 마을을 방문하였을 때 트롬본 합주단의 연주로 구성하여 그를 환영하였다. 그들의 후손들로부터 많은 작곡가들이 탄생하였으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베슬리헴에서는 해마다 과거를 기리는 음악제 가 개최되고 있다. 미국에서의 연주회는 1731년에 보스턴 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미국에서 탄생한 최초의 작곡가이며 '미국 작곡가의 아버지'로 불리는 F. 홉킨슨(1737~1791)은 18세기 중엽 필라델피아를 중심으로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쳤다. 수많은 작품을 작곡한 그는 미국 독립의 영웅이자 친구인 워싱턴에게 곡을 헌정하기도 하였다.
18세기 말에 이르러 프랑스 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프랑스로부터 많은 음악가들이 미국으로 이주해왔는데, 그들은 미국의 음악계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19세기
19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 각종 음악 단체와 음악 기관들이 창립되기 시작하였다.
1808년 뉴올리언스에 최초의 오페라 극장이 건설되었고, 1810년에는 뉴욕에 필하모닉 협회가 설립되어 하이든과 모차르트를 비롯한 유럽의 유명한 음악가들의 음악을 소개하였다. 1815년에 보스턴에는 ' 헨델과 하이든 협회', 필라델피아에는 ' 음악 기금 협회'가 창립되었으며, 1820년에 뉴욕에 ' 뉴욕 필하모닉 협회'가 창립되었다.
경제적 번영으로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연주회에 가는 것이 중산층 시민들의 생활로 자리잡게 된 것은 18세기 중엽부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때부터 미국은 연주가들로부터 유럽에 못지않은 풍부한 음악 시장으로서 평가받게 되었다.
뉴올리언스 출신 음악가로 파리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L. 고트샬크(1829~1869)는 1853년 미국에서 데뷔한 이후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그는 피아노 연주뿐만 아니라 작곡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 크리올의 민요를 프랑스풍의 세련된 기교로 표현하였는데, 유럽의 전통적인 '진지함'을 추구하는 일부 음악가들로부터 천박한 인기 전술이라고 경멸받기도 하였지만 거장으로 추앙을 받았다. 이때부터 비롯된 음악의 거장에 대한 경외심에 가까운 떠받듦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미국 음악계의 전통적 경향이다.
1848년부터 중부 유럽에 몰아치기 시작한 혁명 의 소용돌이는 많은 독일 음악가들로 하여금 미국땅을 밟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 외래 음악가들은 세인트루이스 와 신시내티 등의 도시에 모여 음악 활동을 전개하였다. 독일 음악은 미국을 풍미하는 한편 미국에서 자생한 표현력을 억제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 결과 외래 음악가를 우대하는 풍조에 반발하는 음악가들도 나타났다. 그중에서 W.H.프라이(1813~1864)는 미국 출신 음악가로는 그랜드오페라를 처음으로 작곡한 재능있는 음악가인데, "미국 사람들이 미국인 예술가를 바르게 평가할 줄 모르는 한, 이 나라 고유의 예술은 꽃피우기 힘들 것"이라며 당시의 세태에 대해 강력하게 불만을 토로하였다.
순수한 미국 음악이 나타난 것은 가벼운 형식의 오락에서였다. 전형적인 것으로 민스트럴쇼를 들 수 있으며 그에 부수되는 가곡으로 S.C. 포스터(1826~1864)의 민요가 태어났다. 당시에는 이들 가곡들은 통속 가곡으로 간주되었지만 독일 낭만파의 작법에 근거하여 교항곡을 만들고 있던 작곡가의 작품보다 훨씬 미국적인 표현들을 찾아볼 수 있다.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미국에서 태어난 작곡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에서도 J.K. 페인(1839~1906)을 중심으로 한 ' 보스턴 그룹'과 '뉴잉글랜드 그룹'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이들의 음악적 분위기는 독일 음악의 전통에 근거한 아카데믹한 경향을 보였다. 이들 그룹의 일원인 E.A.맥도엘(1861~1908)은 독일적인 교양을 지녔음에도 켈트적인 음악적 분위기를 지녀 유럽에서 명성을 떨친 최초의 미국 작곡가였다. 드보르자크 는 1892년부터 1895년까지 뉴욕의 내셔널 음악원에서 작곡 을 가르쳤는데, 미국적인 소재를 직접 작곡하였으며, 젊은 작곡가들에게 음악을 통한 국민적인 자각을 불러 일으켜 음악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20세기에 이르러 미국적인 색채를 나타내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흑인 음악에서는 H. 길버트·R. 골드마크 등이 두각을 나타내었고, 인디언 음악에서는 C. 스킬턴과 C.W. 캐드먼 등이 활약하였다. 뢰플러·그리프스· 셸링 등은 프랑스 인상파 음악을 미국 에서 개화시켰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에 걸쳐 미국의 일상 생활에서 모티브를 취한 묘사적 표제 음악이 유행한 이후 오늘날까지 미국 음악계에는 세계의 갖가지 유파가 혼재하고 있다.
①보수파:H. 핸슨·D. 무어·S. 바버 등은 보수파를 대표하는 작곡가이며, 이스트맨 음악 학교· 커티스 음악 학교·컬럼비아 대학 등 전통적인 악풍에 따르는 아카데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② 신고전주의:1930년 이후 스트라빈스키와 힌데미트의 신고전주의를 표방하는 작곡가들이 많이 나타났는데, W. 피스턴·R. 세션스 등이 대표적인 작곡가이다.
③신아메리카니즘:1930~1940년대에 일어난 음악적 경향으로 신아메리카니즘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유럽의 새로운 기교를 구사하여 국민주의를 표현하였다. A. 코플란드·V. 톰슨·H. 카우엘 등이 신아메리카니즘을 대표하는 음악가들이다. 한편 관념적인 아메리카니즘 음악가로는 R. 해리스·W. 슈만 등이 활약하였다.
④12음악파:L.커크너·M. 배빗 등은 베르크와 베베른 등의 영향을 받은 12음악파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⑤통속악파(通俗樂派): 재즈를 심포닉하게 작곡하여 대중의 인기를 모은 악파를 통속악파라고 분류하는데, G.거슈윈(1898~1937)을 정점으로 쇠퇴하는 듯하였으나, 제2차 세계 대전 후 L. 번스타인 등에 의해 활기를 띠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⑥실험주의자:대담한 화성과 안어울림음을 사용한 C.E. 아이브즈(1874~1954), 현실의 음을 음악에 처음으로 도입한 E. 바레즈, 그리고 즉흥 연주를 실험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L.포스 등이 있다.
⑦불확정성(不確定性)의 음악:현실 세계의 음에서 음의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그것을 음악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전위 음악의 시조인 J. 케이지를 필두로 하여 M. 펠드맨·E. 브라운·C. 울프 등에 의하여 확립된 새로운 음악 분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