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의식에서 노래하듯이 읊는 무속신에 얽힌 이야기. 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여 '본풀이'라고도 한다. 무속 의식을 시작하는 단계로서 본격적인 굿을 진행하기에 앞서 굿에 모시는 신을 부르는 과정이다.
서사 무가의 내용은 서사적인 이야기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인간이 겪는 희노애락을 모두 경험한 매우 인간적인 모습의 신이 등장한다. 이러한 신의 이야기는 고대의 무속 의식으로부터 비롯된 듯한데, 특히 영고· 동맹· 무천 등 고대의 제천 의식 과 단군제·동명제 등 나라를 처음으로 세운 인물에 대한 제사 의식 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각각의 무속신은 주로 특정한 일에 대해 효험을 발휘하게 되는데, 다산과 풍요를 관장하는 생산신으로서의 기능과 집이나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으로서의 기능이 강조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여러 건국 신화와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듯하다. 그러나 서사 무가는 오랜 세월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면서 다른 여러 가지 이야기 요소를 받아들이게 된다.
굿을 하는 과정에서 서사 무가를 부르는 방식은 구송창과 연희창의 2가지로 나뉜다.
구송창은 굿을 맡은 무당이 직접 북채를 잡고 간단한 장단을 넣어가며, 노래한다기보다 읊조리듯이 굿에 초대하는 신의 내력을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굿에 모인 사람들보다는 무속 신 자체를 염두에 둔 행동으로 보인다.
연희창은 마치 판소리처럼 따로 반주를 맡는 사람이 있고, 무당은 그 장단에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때 무당은 말과 노래를 섞어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 적당한 몸짓을 하게 된다.
이렇듯 노래하는 방식이 판소리 공연 의 모습과 거의 같은 점으로 미루어 판소리의 기원을 서사 무가에서 찾는 사람도 있다. 또한 서사 무가 가운데는 고전 소설의 줄거리와 비슷한 내용을 가진 것도 발견되는데, 고전 소설 「장화 홍련전」과 비슷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
칠성풀이」가 대표적인 예이다.
지금까지 수집된 서사 무가 는 약 100여 종에 이르는데, 그 중 제주도에서 수집한 것이 60여 종에 이른다. 대표적인 서사 무가로는 제석굿의 본풀이인 「
제석본풀이」가 있는데, 이는 특정한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 각 지방에서 두루 수집되었다. 이 밖에 진오귀에서 부르는 「
바리공주」, 성주굿에서 부르는 「
성주풀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