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특별시 종로구 숭인동에 있는, 관우를 모시는 사당 건물. 동관왕묘· 관제묘라고도 한다. 보물 제142호.
중국 촉나라의 장군인
관우에게 제사지내던 건물이다. 조선 시대 때 임진왜란이 끝나자 함께 일본에 대항해 싸웠던 명나라 장수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관우 장군의 보살핌으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당을 지을 것을 요구했다. 이에 1602년(선조 35) 지어진 것이 서울 동묘이다.
한말에 이르기까지 서울에는 이와 같이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모두 4곳 있었는데, 역시 조선에 머물던 명나라 장수인
진린에 의해 남관왕묘가 동묘보다 앞서 세워졌으며, 한말 관우를 숭상하는 기운이 크게 일면서 1883년(고종 20)에 북묘가 생겼고, 1902년(광무 6)에는 마지막으로 서묘가 세워졌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물로는 동묘가 유일하다.
동묘는 중국의 장수를 모시기 위해 지은 건물이니만큼 중국 건축 양식의 영향을 많이 받아 조선 시대에 지어진 다른 건축물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인다.
정전은 정면 5칸, 옆면 6칸의 익공 양식 건물로 전체 평면 을 볼 때 앞뒤로 길쭉한 직사각형을 이룬다. 안으로 들어가면 내부는 본실과 전실의 2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두 방의 중간에는 문짝을 달아 공간을 나누었다. 정면을 뺀 나머지 3면의 벽은 벽돌로 쌓았으며, 정면의 문은 독특한 형태의 살문을 달았다. 역시 정면을 뺀 나머지 3면의 벽 주위로는 지붕 아래로 좁은 공간을 두고 기둥들을 죽 늘어 세웠다. 기둥은 둥근 기둥으로 둥근 초석 위에 세워졌다.
건물 안 바닥에는 벽돌을 깔았는데, 본실의 중앙보다 뒤쪽에 관우의 상을 모신 단을 만들었으며, 단 앞의 좌우에는 관평·주창 등 4명의 상이 세워져 있다. 지붕은 '丁'자 모양, 또는 영어의 'T'자 모양을 하고 있어 독특한데 전실 쪽의 맞배지붕과 본실 쪽의 팔작지붕이 연결되어 이러한 독특한 모양을 이루었다.
정전 앞에는 중문이 세워져 있으며, 중문을 빠져나가면 대문을 만난다.
이와 같은 동묘의 건축 양식과 정전 내부의 구조는 중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예로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건물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