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57 ~ 기원전 193] 중국 전한의 고조 유방 때 재상. 한신·장량·조참과 함께 한나라를 세우는 데 공이 컸다. 장쑤성 패군 풍현에서 태어났다.

진나라의 하급 관리로 있으면서, 훗날 한나라 고조 유방이 관직이 없던 시절부터 돕기 시작하여, 유방이 패공이 되자 심복이 되어 서무를 담당하였다. 진나라를 토벌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을 때는 병사 수십 명을 거느리고 객원으로서 따랐다. 그 때 유방의 곁에서 정세 판단에 비상한 능력을 보이며 참모로서 활약하였다. 특히, 진나라 수도 셴양에 입성하자 제일 먼저 진나라의 승상부에서 대륙의 지도와 백성들의 호적을 적은 책을 입수하여, 유방이 그 일대 지방의 지형 및 인구 현황에 대해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고 왕이 되자 재상에 임명되었으며, 한신을 대장군으로 추천하였다. 한나라 유방과 초나라 항우의 싸움에서는 관중 지방을 후방 기지로 삼아 머무르면서 군량미 확보와 군대의 보급을 원활히 하였으므로 한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후 공을 논하는 자리에서 으뜸 공신으로 평가되어 찬후로 봉해지고, 식읍 7,000호를 하사받았다. 후에 유방이 한신 ·진희 등의 반란을 평정하는데 적극 협조하여 한나라 최고의 벼슬인 상국에 임명되었다.

재상 시절 진나라의 법률을 참조로 하여 《구장률》이라는 9장으로 이루어진 법전을 편찬하였는데, 이는 후세에 법륭의 기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