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또의 딸 아랑을 사모하던 한 젊은 하리(下吏)가 아랑을 유인하여 사랑을 애원하였다. 그러나 아랑이 끝내 거절하자, 젊은 하리는 연정을 못 이겨 그녀를 죽였다. 사또는 딸의 죽음을 밝히지 못한 채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다. 그 뒤 이 고을에 부임하는 사또는 부임하는 첫날 밤이면 죽게 되는 괴이한 일이 생긴다. 조정에서는 이를 막기 위하여 담력이 센 이상사(李上舍)를 사또로 보내었다. 이상사가 부임한 첫날 밤, 요귀가 나타났다. 그러면서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이야기하고, 원수를 갚아 달라고 애원하였다. 사또는 이튿날 하리를 잡아 목을 베어 죽이고, 갈대밭에서 아랑의 시체를 찾아 장사 지내 주었는데, 그 뒤로는 원혼이 나타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지금도 밀양의
영남루 아래에는 아랑의 혼백에게 제사 지낸
아랑각(阿娘閣)이 있다. 우리 나라의 구전 민요인 《
밀양 아리랑》도, 아랑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것을 슬퍼하여 '아랑 아랑' 하고 노래를 부른 데서 비롯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