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남서부 끝에 위치한 항구 도시. 홍해의 작은 만으로 아라비아 반도 헤자즈 지방과 시나이 반도 사이에 있는 아카바만의 북쪽 끝에 위치한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항구이다.
요르단에서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출구로 아카바만에 위치한 요르단과 이스라엘 국경의 바로 동쪽 옆에 위치하고 있다. 부근에 수원지가 있는 관계로 수천 년에 걸쳐서 사람들이 정착하고 있으며, 솔로몬왕의 항구와 함께 에시온게베르 주물 공장이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98년부터 117년에 걸쳐 트라야누스 황제에 의해 통치된 로마 제국 시대에는 레기온이라 불리운 고대 로마의 군단이 주둔했으며, 시리아에서 시작되는 교역로의 남쪽 끝이기도 하다. 630년에서 631년에 걸쳐 마호메트에 의해 점령당하면서 이집트의 이슬람 교도들이 메카 성지 순례길에 오를 때 들르는 주요한 경유지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12세기에 십자군에 점령당했으나 1183년에 이르러 또다시 이슬람 교도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본래는 아랍인들에 의하여 아일라라고 불리었으며, 아카바라는 현재의 이름은 9세기 무렵 교통의 발달과 함께 산을 지나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고개를 나타내는 아카바트아일라('아일라의 통로'라는 의미)라는 말의 약칭이다.
오스만 제국의 지배하에 놓이면서 쇠퇴하여 20세기 초에는 작은 마을에 불과하였다.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터키의 전초지로서 영국과 프랑스 해군으로부터 포격을 받았으며, 1917년 7월에는 T.E. 로렌스의 아랍 비정규군에게 함락당했다. 1925년에 이븐 사우드왕에 의해 헤자즈 왕국이 정복당하자 영국은 아카바와 함께 마안 지구를 트란스요르단의 관할하에 두었으며, 1946년 요르단이 독립되기까지 이러한 체제는 계속 유지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이 국경을 인정하지 않았던 관계로 1965년에 이르기까지 논란거리가 되었으며,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와 요르단의 협정에 따라서 아카바는 요르단의 땅으로 인정하여 아카바만에 인접한 바다 약 16㎞를 요르단에 주었고 내지에 위치한 사막 지역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차지하게 되었다. 1961년 심해항의 설비가 갖추어지면서 요르단의 유일한 항구가 된 동시에, 시리아와 레바논이 홍해와 인도양으로 나갈 수 있는 출구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1955년 새로운 항만 시설이 갖추어진 이후로 인광석·칼륨염· 채소 등을 수출하고, 수입품은 공산품이 주종을 이룬다. 1975년 수에즈 운하가 다시 개통되고 1980년대 초 이라크-이란 전쟁이 재개되면서 새로운 산업이 융성하고 있다. 이 부근을 지나가는 아랍계 유목민의 교역지이며, 내륙 국가인 요르단의 하나밖에 없는 항구로, 근처에는 이스라엘의 엘라트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