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년(효성왕 1) 신라의 진골 출신인 신충이 지은 8구체 향가. 원래는 10구체 형식이었다고 하나 현재는 후구가 없는 8구체로 전한다.
《
삼국유사》 권 5 '신충궤관'조에 실려 전하는 바에 의하면, 효성왕이 왕이 되기 전에 신충과 함께 궁정 잣나무 아래에서 바둑을 두면서 뒷날 왕위에 오르면 신충을 잊지 않겠노라고 잣나무를 두고 맹세하였다. 그런데 왕이 된 다음에는 이 맹세를 잊어버리자 신충이 원망하여 이 노래를 지어 잣나무에 걸었더니 나무가 누렇게 시들어 버렸다. 이 사실을 안 효성왕은 그 때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신충을 등용하였다. 그랬더니 나무가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전문은 "뜰의 잣이 가을에 말라 떨어지지 아니하매 너를 어찌 잊어하신 것과는 달리 낯이 변해 버리신 겨울에여. 달 그림자 내린 연못 갓 지나가는 물결에 대한 모래로다. 세상 모든 것 여희여 버린 처지여" 이다.
'잣나무는 상록수이므로 가을이 되어도 낙엽이 지지 않는다. 그 불변의 상록수처럼 지은이인 신충을 잊지 않겠다던 왕의 약속과는 달리 왕은 차가운 겨울처럼 태도가 돌변하였다. 연못의 물결에 일그러지는 달 그림자, 물결에 밀려나는 모래처럼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내 처지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노래는 「
혜성가」와 마찬가지로 주술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대개 주술의 효력을 가지는 보편적인 노래 와는 달리 높은 지위에 오르고 귀하게 되려는 개인적인 감정을 노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