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남도
재령군에 있는 산. 높이는 해발 747m. 황해 남도와 황해 북도의 중앙부를 동서로 달리는 멸악 산맥에 딸린 산으로, 원생대의 지층인 백색 규암으로 되어 있다. 최고봉인 보적봉을 비롯하여, 보장봉·관봉 등 뾰족한 봉우리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고, 산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경치가 뛰어나 예로부터 ' 황해의 금강'으로 일컬어졌다. 북한에서 명승지 제7호로 지정되어 있는 명산이다.
산중에는 남북으로 달리는 세 줄기의 단층곡이 발달해 있는데, 서쪽 계곡은 열두굽이, 중앙의 계곡은 푸른바위 계곡이라 하고, 동쪽 계곡은 장수산성 계곡이라고 한다. 장수산에서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열두굽이는 북한 천연 기념물 제152호로 지정된 곳이다. 계곡이 12번을 굽이치며 10리나 들어가는데 길이가 12㎞, 나비가 50~150m나 되며, 양쪽에 150~200m 높이의 벼랑이 병풍처럼 솟아 있다.
이 열두굽이의 입구에는 현암(懸庵)이라는 절이 있는데, 이름 그대로 높이 120m의 깎아지른 석벽 위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지어졌다. 이 암자는 일찍이 유명한 이암 대사가 불도를 닦던 곳으로, 신라 말기인 923년에 세워진 것을 조선 중엽에 다시 세웠다고 하며, 현재 북한의 명승 고적으로 보존되고 있다.
또 현암 일대에는 서쪽으로 세심 폭포가 있고, 다시 그 서쪽에 약수 폭포 가 있다. 세심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면 어지럽던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진다고 한다. 약수 폭포는 약수 동굴 안의 샘에서 흘러내리는 높이 10m 가량의 폭포인데, 약효가 뛰어나 서울이나 평양까지 이름이 나 있다.
장수산의 대표적인 사찰로 꼽히는
묘음사는 장수산 산허리에 있다. 이 절은 약 600년 전에 창건되었는데, 동학 농민 전쟁 때 불에 타 버려서 그 후 건물을 다시 지었다.
장수산에는 또 옛 성인
장수산성이 있다. 장수산성은 쌓아진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고구려의 성으로 전하기도 하며, 통일 신라 시대에 쌓은 ' 황해 6성'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곡창 지대인 재령벌과 신원벌을 끼고 있고, 그 규모가 큰 점 등으로 미루어 고구려 때의 중요한 성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추측된다. 성은 내성과 외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성벽은 대부분 자연 절벽을 이용하여 쌓았다. 현재 내성 과 외성의 남문터·북문터가 남아 있으며, 사방에 장대 터가 있다.
장수산에는 소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등의 나무들이 울창하며, 장수만리화·장수팽나무·잔물푸레나무· 회나무 등 여러 가지 희귀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이 중 장수만리화는 장수산에만 있는 우리 나라 특산 식물로서, 현암을 중심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는 개나리와 모양이 비슷하며, 나무 높이는 보통 1.5~3m이다.
산 부근에는 재령강 상류에 축조된 하성 저수지가 있고, 남쪽 기슭으로는 사리원과 해주를 잇는 황해 청년선 철도가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