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 남도 순천시 송광면·쌍암면·주암면 일대에 걸쳐 있는 산. 소백 산맥 끝 부분에 있는 높이 884m의 산으로, 조계천 계곡을 중심으로 하여 두 줄기의 능선이 대칭을 이루며 뻗어내리고 있다.
원래는 이들 두 능선의 동쪽 산줄기를 조계산이라 하고, 서쪽의 산줄기를 송광산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산이 조계종의 중흥 도량산이 되면서 조계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다른 이름을 불러 송광산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소강남이라 불려 왔을 만큼 경치가 뛰어난 이 산은 광주의 무등산, 영광의 월출산과 함께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명산이다. 고온 다습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산 전체가 울창하도록 수림이 무성하고 수목의 종류가 많아, 전라 남도 채종림 지대로 지정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봄철의 벚꽃·동백· 철쭉, 여름의 짙은 숲, 가을의 단풍, 겨울의 눈꽃 등 두루 아름다워, 사계절 내내 뛰어난 풍치를 보이고 있다.
조계산 동쪽으로는
선암사, 서쪽으로는
송광사 등의 유명한 사찰과 역사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많은 문화재들이 있다.
산의 동쪽에 있는 선암사는 529년 백제 성왕 때 아도 화상이 창건하여 비로암이라 하였다. 그 뒤 신라 말기에 도선이 사찰을 창건하여 선암사라고 하였으며, 1092년 대각 국사가 중건하였다.
선암사 경내에는 보물 제395호인 선암사 3층 석탑이 있다. 그리고 이 경내에 이르는 길의 조계산 계곡에는 보물 제400호인 아치형의 돌다리 승선교가 있고, 이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며 세워진 강선루가 있다. 그 밖에도 비룡 폭포가 유명하며, 300년 된 산철쭉과 영산홍·고목동백·왕벚꽃·구봉화 등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꽃밭이 있다.
선암사는 오늘날에는 불교의 두 종파인 선종과 교종 양종의 대표적인 절로,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송광사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조계산의 동쪽에 있는 송광사는 통도사(불보 사찰)· 해인사(법보 사찰)와 함께 삼보 사찰을 이루는 승보 사찰로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이다.
삼보 사찰이란 불교의 ' 삼보'와 관련이 있는 절로, 삼보란 불교도의 세 가지 근본 귀의처가 되는 불보·법보·승보를 가리킨다. 불교에서 '3개의 보배'라는 뜻인 삼보는 깨달음을 얻은 사람〔佛寶〕과 그 가르침〔法寶〕 및 그 가르침을 따르는 교단〔僧寶〕 등 이 세 가지를 보물에 비유한 말이다.
송광사는 승보 사찰로서, 보조 국사 이후 이름 높은 승려 15 국사가 뒤를 이어 나왔으므로 붙여진 명칭이며, 사찰의 건물만도 55동에 이르는 천하 삼보의 뜻 깊은 절이다.
송광사에는 국보 제42호인 목조 삼존불감, 국보 제43호 고려 고종 제서, 국보 제56호 송광사 국사전 등의 국보들이 있다. 이들 국보 외에 보물 제90호 대반열반경소, 제175호 경패, 보물 제176호 금동 요령, 보물 제263호 송광사 하사당, 보물 제302호 송광사 약사전, 보물 제303호 송광사 영산전 등 12점의 보물과 지방 문화재 8점 등 많은 문화재가 보존되어 오고 있다. 그리고 천자암 뒤쪽에는 천연 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된 곱향나무 쌍향수가 있다.
이 지역의 특산물로는 갖가지 산채와 함께 고로쇠 약수가 유명하다. 고로쇠 약수는 곡우를 전후하여 고로쇠나무에서 나오는 물로, 몸에 약이 된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 물을 마시기 위하여 곡우 때면 이 곳을 찾아오고는 한다.
송광사에서 마당재, 굴목재를 통해 선암사에 이르는 등산로는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아드는 곳이다.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 폭포· 약수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원으로 갖고 있는 조계산은 1972년 도립 공원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