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우주 발사체로, 한국형발사체(KSLV-I) 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된 2단형 로켓이다. 2002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주관하여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세 차례 발사가 진행되었다. ‘나로호’라는 명칭은 전남
고흥군의 발사 장소인
나로우주센터에서 따온 이름이다. 나로호의 성공은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11번째로 인공위성을 자력 발사한 국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나로호는 전체 길이 약 33.5m, 최대 직경 3m, 총중량 약 140톤으로, 1단과 2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1단은 러시아의
흐루니체프(Khrunichev) 연구소가 제작한 앙가라(Angara) 로켓 기술 기반의 RD-151 액체엔진을 사용하였고, 2단은 한국이 독자 개발한 고체 추진 로켓으로 구성되었다. 이 조합은 한국이 발사체 개발 초기 단계에서 경험을 축적하고 기술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첫 번째 발사는 2009년 8월 25일에 이루어졌으나, 페어링(위성 덮개)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두 번째 발사(2010년 6월 10일)는 발사 후 137초 만에 폭발했으며, 이후 철저한 원인 규명과 개선 과정을 거쳤다. 2013년 1월 30일 세 번째 발사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탑재한 나로호는 정상적으로 비행에 성공하고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켜 대한민국의 독자 발사 역량을 입증했다.
나로호의 성공은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에 있어 ‘기술 도입형’에서 ‘자체 개발형’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이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정부와 KARI는 후속 사업인
누리호(KSLV-II) 개발에 착수하여, 전 단계의 기술 의존을 벗어나 완전한 국산 발사체를 실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나로호는 단순한 발사 성공을 넘어 한국 우주기술의 ‘출발점’이자 ‘교두보’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본격적인 우주 강국 진입의 발판을 다졌으며, 나로우주센터는 이후 모든 국산 발사체의 중심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