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라 말기부터 전한 초기까지, 혼란스럽던 초한쟁패기 중원의 정세를 풀어낸 연의 소설. 명나라 때 종산거사(終山居士) 견위가 쓴 《서한연의》가 그 원본이라 하나 그 인물 자체도 정체불명이기 때문에 진짜 저자는 알 수 없다.
《
삼국지연의》나 《
수호지》 등 중국사대기서와 달리 독립된 작품으로 남아있지 않다. 시중에 《초한지》라는 제목이 붙은 책들은 제목만 같을 뿐 서로 다른 작가들이 쓴 별개의 작품으로, 사마천의 《사기》를 뼈대로 해서 진말~ 서한 초기까지의 여러 이야기들을 모아 제각기 살을 붙인 것이다. 《초한지》라는 명칭 자체도 사실상 고우영 화백이 최초로 소개했다. 물론 서로 다른 작품이라고 해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했으므로 줄거리는 모두 비슷하다.
가장 일반화된 줄거리는 진시황의 천하통일 이후 억압받던 민중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초나라 귀족이던 항량과 조카
항우가 난세를 틈타 대두하고, 한켠에선
유방이 몸을 일으키며 세력을 불려 천하를 놓고 대립하다가 유방의 승리로 끝나는 내용이다. 일부 번안가들은 창해공의 진시황 암살음모부터 시작하거나 여불위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마지막 부분도 토사구팽에서 벗어나서 오초7국의 난과 한무제의 즉위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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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나 《
삼국지연의》와 같이 전형적인 중국식 영웅상인 유방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자신은 무능하지만 인덕으로 주위에 유능한 사람이 몰린다는 중국식 영웅의 원조가 바로 한고조 유방이다. 그외에도 한삼걸의 포스, 항우의 먼치킨스러운 무력과 행적 그리고 비극적인 몰락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