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문신·학자
홍만종이 우리나라 역대 한시에 대한 시평을 수록한 평론집. 시평집.
편찬/발간 경위
저자의 나이 31세에 완성하였다. 현재까지 활자본이 발견되지 않는 상황으로 보아 미간행 또는 간행본의 산일(散逸)로 추측된다. 현전하는 필사본은 10여 종이 넘으며, 규장각도서본(4종), 영남대학교 소장본(3종), 계명대학교 소장본(1종), 개인 소장본(3종) 등이 전해져 온다.
내용
『소화시평』의 내용은 우리 한시에 대한 광범위한 서술을 포괄하고 있다. 서두에서 고려 태조 이하 역대 제왕의 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을지문덕(乙支文德)·최치원(崔致遠) 등으로부터 조선 후기 인물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차례대로 고찰하였고 그 사이의 경과를 소상히 알려주고 있다.
시 비평은 가장 먼저 입지(立志)의 소재를 살피고, 그 다음에 수사(修辭)와 격률(格律)을 살핀다. 그 중에서 작품의 우열과 참과 거짓을 판단하여 시의 천심(淺深)·공졸(工拙)·청탁(淸濁) 등을 가려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 요령이다.
시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시의 기상이다. 그리고 기상의 이면에는 함축의 오묘함이 뒤따라야 한다.
시를 지을 때에는 뜻이 말속에 함축되어 있어야 아름답게 된다. 만일 말뜻을 바로 겉으로 나타내어 직설하고 축적해 둔 바가 없으면, 비록 사조(詞藻)주 01)가 매우 수려하고 지나치게 수식이 많다 해도 시를 참으로 아는 사람은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홍만종의 생각이다.
우리의 역대시인들이 지나치게 당시나 송시를 기준으로 하여 시를 배우고 창작에 힘쓴 나머지, 단순한 흉내나 표절에 불과한 시를 지어 시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만 것에 대하여 비판하였다.
그와 동시에 시인들이 가장 금기로 하여야 할 것은 남의 글귀를 표절하는 것이라 하였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개성적인 성정이 있으므로 그 성정이 시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시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홍만종의 시평에 있어 주요점은 바로 송의 시풍을 배격하고 당풍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그리고 표절과 도습을 금기로 여겨 개성 있는 시를 써야 한다는 점에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은 당대의 보편적 흐름으로 보인다.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