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조선 시대 소설이다. 조선 후기인 18세기 무렵에 쓰인 것으로 보이며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실존 인물인
임경업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
1책. 한문본 · 국문본 · 필사본 · 방각본 · 활자본. 조선 인조 대의 무신 임경업의 일생을 그린 고전소설로서 ‘님장군전’ · ‘림경업전’ 등의 이칭이 있다.
『임경업전』은 정조의 명령에 따라 임경업에 관한 유문(遺文) · 비문 · 행장 · 연보 · 사당봉안제문(祠堂奉安祭文) · 현령록(顯靈錄) 등의 실기(實記)를 모아 1791년(정조 15)에 간행된 『
임충민공실기』를 참고하고, 민간에서 구전되는 설화를 토대로 하여 창작된 것으로 보인다.
『임경업전』은 적어도 1680~1690년쯤에 지어졌고, 1702년 당시에는 민간에 널리 읽혔다는 기록이 있다. 경판본 『님장군전』 끝에 김자점(金自點)을 처치하고 임경업의 집에 정문을 세우며, 임경업의 고향인 달천(達川)에 서원을 세우고 그의 화상을 모셔 제사 지내도록 하였다는 내용이 있다.
이러한 사실을 비롯하여, 역모의 누명을 쓰고 죽은 임경업이 1697년(숙종 23)에 신원 · 복관되고, 1726년(영조 2) 달천 충렬사에 그 유상이 배향된 사실을 아울러 참조할 때, 경판본은 1726년 이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줄거리
충청도 충주 출신의 임경업은 사신 이시백을 따라 중국에 들어갔다 호국(청나라)의 요청에 따라 명나라 원군으로 호국을 구원한다. 임경업이 조선으로 돌아온 뒤, 호국이 강성해져 조선을 침략하자 조정에서는 임경업을 의주부윤으로 삼아 방어하도록 하였다. 임경업의 용맹을 두려워한 호국은 의주를 피해서 함경도로 돌아 도성을 공격하고 조선 임금 인조의 항복을 받아낸다. 이를 들은 임경업은 회군하는 적을 공격하려 하였으나 인질로 잡혀가던 세자와 대군의 만류로 포기하고 호왕은 명나라를 공격에 조선의 원군을 요구하면서 임경업을 대장으로 할 것을 정한다. 옛 의리 때문에 명나라와 내통하고 이를 안 호왕은 간계를 꾸몄으나 임경업은 그것을 간파하고 명나라로 도망친다. 임경업은 그 후 호국에 포로가 되었으나 호국에서 임경업의 충심에 감동, 풀어주게 된다. 그는 조선 귀국후 김자점의 수하들에게 붙잡혀 사정없이 매를 맞다가 결국 죽는다. 꿈속에서 임경업의 헌신을 알게 된 왕은 김자점을 처형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그러므로 임경업전은 위인전이 아닌 고전소설이다.
의의 및 평가
이러한 소설의 내용은 실제 사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이 작품은 병자호란이 정해진 국가의 운수였으며 결코 우리 민족의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는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조정에 김자점과 같은 간신이 있어서 임경업과 같은 유능한 인물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기 때문에 호란과 같은 국치를 당하였다는 집권층에 대한 비판의식을 아울러 반영하고 있다.
『임경업전』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비운에 쓰러진 명장의 일생을 영웅화한 작품으로 역사소설에 속한다. 오랑캐에 대한 강한 적개심과,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도 개인의 사리사욕만을 일삼던 간신에 대한 분노를 민족적 · 민중적 차원에서 소설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역사적 사실이 부분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외적의 침입으로 수난을 겪은 조선의 백성들이 모두 지난 역사를 반성하고, 국난 중에 영웅의 활약을 갈망하고 있음에 부응하여 창작된 허구적 작품이다. 『임진록』 · 『박씨전』 등과 함께 조선 후기 민족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