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카베의 부모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프리기아 태생으로 아버지는
디마스이며 어머니는 하신(河神) 산가리오스의 딸
에우노에라고 한다. 그녀는 프리아모스와의 사이에서 19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녀의 자녀들중 맏이는 유명한 영웅
헥토르이며
파리스, 데이포보스, 헬레노스, 폴리도로스등 아들들과
카산드라, 라오디케, 폴릭세나 등의 딸들을 낳았다.
헤카베는 종종
트로이 전쟁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겪은 여인으로 상징된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왕비로서 번영하는 트로이를 다스렸으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자식들을 하나씩 잃고, 결국 트로이 함락과 함께 왕국과 가족을 모두 잃었다. 전설에 따르면, 트로이가 함락된 뒤 그녀는 그리스군의 포로가 되어 오디세우스나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옵톨레모스 등에 의해 끌려가 비참한 노예 신세로 전락한다.
에우리피데스(Euripides)의 비극 《
헤카베》에서 그녀는 몰락한 왕비이자 복수를 결심한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이 작품에서 헤카베는 막내아들 폴리도로스를 죽인 트라키아의 왕 폴뤼메스토르에게 복수함으로써 절망 속에서도 인간의 자존심과 모성애를 드러낸다.
헤카베는 후대 문학과 예술에서 ‘비탄에 잠긴 어머니’, ‘몰락한 왕비’의 전형으로 자주 인용되며, 고전비극의 대표적 여성상 중 하나로 평가된다.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Ovid)의 《
이야기(Metamorphoses)》에서도 그녀의 비극적 운명이 묘사되며, 마지막에는 절망 끝에 개로 변해 울부짖는 모습으로 신화적 상징성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