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라지역 지명전설
거제에 ‘조라’ 또는 ‘신조라’라고 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구조라가 있는데, 거기는 원래 진이 있었대요.
진은 옛날 임진왜란 당시 일본인이 쳐들어오면 구조라를 막기 위한 일종의 파견대였어요. 일개 부대에서 파견 나와 근무하던 곳이라 생각하면 되겠지요.
구조라는 일본과 가깝습니다. 왜적들이 수시로 나타나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고 노략질하곤 했어요.
그리하여 왜적을 막으려고 진을 치고 막아내려 했지만,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너무 가깝다 보니 작전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나 봐요. 이에 왜적의 침입에 대비해 전략을 짰지만, 이 또한 소용이 없었대요. 그러다 군 병사들도 잦은 패전으로 실의에 빠지고 말았지요.
하지만 옥포만이 있는 신조라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승전에 승전을 거듭했대요. 그렇게 되자 진을 잘못 쳤다는 결론과 함께 대승전을 이룬 신조라로 진을 옮기게 되었답니다.
진을 신조라로 옮기고 난 뒤 이순신 장군과 해전이 벌어졌대요. 왜적을 물리치고 살아남은 적들과 강계터라는 곳에서 육박전을 벌이게 되었지요. 한때 그곳은 싸움의 승판을 내는 장소라 하여 승판재(심판재)라 불렸대요.
육박전을 벌인 결과 이순신 장군은 당연히 이겼겠지요. 마 지막까지 살아남았던 여덟 명의 일본인들은 도망가기에 바빴고요. 그들이 숨어 살았던 마을을 팔안포(八安浦)라 한대요. 너무 편안히 보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가 봅니다.
그렇게 하여 옥포만은 대승첩을 이루었고요. 조라의 승판재에서 마지막 승부를 봤답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을, 신조라는 상당히 뜻깊은 곳으로 알려진답니다.
-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거제문화원 2020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