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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놀이터 ::【거제문화원의 지식창고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저작물 (목치)
【문화】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 II. 6. 쌀 서 말로 산 이야기
동부면에 영감과 할멈이 살았는데,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가 없었답니다. 하루는 할멈이 영감더러, “영감, 이박이(이야기) 하나 하이소.”
영감이 되받아칩니다. “할멈, 니가 해라. 내가 아는 이박이 어디 있나?” “나도 어데 있습니꺼?”
쌀 서 말로 산 이야기
 
 
동부면에 영감과 할멈이 살았는데,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가 없었답니다. 하루는 할멈이 영감더러,
 
“영감, 이박이(이야기) 하나 하이소.”
 
영감이 되받아칩니다.
 
“할멈, 니가 해라. 내가 아는 이박이 어디 있나?”
 
“나도 어데 있습니꺼?”
 
하면서 할멈은 영감에게 이박을 하나 사 오라고 시켰습니다. 영감은 할멈이 시키는 대로 쌀 서 말을 짊어지고 이야기를 사러 갔습니다. 서말이나 지고 가다 보니 날이 저물었네요. 당연히 쉬었다 가야겠지요.
 
“여기 보소, 좀 자고 갑시다.”
 
“자고 가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밥을 해 먹일 양식이 없어서 못 재워 보내겠소.”
 
“그럼, 내가 이박만 한자리 해 주모, 짊어지고 온 쌀 서 말을 내어 주꺼마.”
 
그런데 참 웃기지요. 그 주인장도 참 입담이 없네그려. 쌀 서 말을 내려놓고 둘이 들에 나가니까 냇가에 살던 황새가 기웃기웃하고 걸어옵니다. 황새, 두루미 아니요? 목을 쭉 빼서 기웃기웃 먹이를 찾고 있네요. 논에 고동이 행여나 있는가 싶어 부리로 뒤적거립니다.
 
그때 주인장이 말했어요.
 
“황새가 성큼성큼 걸어오는구나.”
 
이걸 이야기라고 좋아서 따라 합니다.
 
“황새가 성큼성큼 걸어오는구나.”
 
“기웃기웃하는구나,”
 
“꾸욱 집는구나.”
 
또 따라 합니다.
 
“집어 달리는구나.”
 
주인장이 하는 말을 다 따라 한 영감은 배운 뒤 좋아서 어쩔 줄 모릅니다. 쌀을 내주고도 아깝지 않은가 봅니다. 하도 얘깃거리가 없어서 황새가 하는 행동을 보고 주인장이 한 말인데, 영감은 그 말을 쌀 서 말이나 주고 사왔어요.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득달같이 집으로 달려왔단 말이지요.
 
“아이고, 영감, 이박을 사가 오요?”
 
“이박 사 왔으니. 밥을 일찍이 하게. 저녁 일찍 먹고 우리 이박이나 하세.”
 
막 저녁 밥상을 물리고 이야기를 하려 낮은 등잔불을 켭니다. 마침 그 날 밤에 도둑이 그 집을 털려고 들어서는 길이었지요.
 
그 순간 방 안에서는 영감이 이박을 시작합니다.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구나.”
 
“기웃기웃하는구나.”
 
꼭 도둑이 하는 짓을 보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이었어요.
 
“꾸욱 집어 달리는구나.”
 
그러자 도둑놈은 오금이 저려 아무것도 훔치지 못하고 줄행랑을 치고 말았어요.
 
그리하여 다른 도둑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하이고, 천기를 훤히 내다보더라니까. 도둑질이고 뭐고 다시는 그 집에 안 갈 것이네.”
 
그리하여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영감 내외가 쌀 서말로 도둑을 막았다는 이야기랍니다. 거제사람은 옛날부터 말재간은 없어도 숨은 재주는 많다고들 하지요. 정말 그런가 봅니다.
 
 
 
-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거제문화원 2020년 12월)
【문화】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 II. 5. 아주천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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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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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