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유씨의 전설
거창유씨 이야기랍니다. 거제시 장목면 매동 마을이 있지요. 지금으로부터 약 오백 년 전의 일이랍니다. 거창유씨 유전의 15세 손(孫) 해립과 여동생 해선이는 한참 먼 거창에서 살았지요. 남매는 어찌하다가 장목면까지 살기 위해 오는 중이었습니다. 이삿짐이 너무 무거워 잠시 쉬게 되었습니다.
“해선아, 네가 이 짐을 지키고 있으면 오라비가 고개 넘어가서 살 곳을 정해 놓고 다시 찾아올게. 딴 곳은 절대 가지 말고 이 자리에 꼭 있거라.”
그래서 동생은 남아있고, 오빠만 고개 밑 매동마을 지나 하청까지 왔습니다. 하청에 와 보니 들판이 넓고 살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오빠 해립은 이사 장소를 하청 마을로 정해 놓고 여동생 해선이가 기다리고 있을 고개를 서둘러 올랐습니다. 그런데 해선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해선아! 해선아!”
소리 내어 불렀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동생을 찾을 길 없어 오빠는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한참을 울다 부근을 살펴보니 길가에 호랑이의 발자국이 희미하게 찍혀 있습니다.
“아닐 거야, 설마, 우리 해선이가 그럴 리 없어. 호랑이가 우 리 해선이를?”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지만, 동생을 찾기 위해 호랑이의 발자국을 따라갔습니다. 배가 부른 호랑이가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이미 동생 해선이를 먹고 머리만 남겨 놓았던 것 입니다.
“아이구, 내 동생 해선아, 너를 데리고 갈 것을.”
동생의 머리를 들고 매동마을 부근에 땅을 파고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그 뒤로 매화나무 싹이 무덤가에 솟아났습니다. 아마도 해선이를 보러 오는 오빠를 위해 어여쁜 꽃을 피우나 봅니다. 장목 매동 마을은 원래 쌀개마을이었는데, 이때부터 매화꽃 피는 마을이라 하여 ‘매동’으로 불렸답니다.
이후 오빠는 홀로 동생을 그리워하며 논과 밭을 일구며 살았대요. 여기서 오빠 유해립은 거창 유씨의 시조이며, 그 후손들은 하청의 창동마을에 자리 잡아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옛날 옛적 거제도 이야기 (거제문화원 2020년 1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