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버지 원수 갚은 효자
옛날에 아들 하나 만 데리고 사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 아들이 커서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나는 왜 아버지가 없어?”
“네 아버지는 산에 갔다가 호랑이한테 물려 죽었단다.”
“그러면 내가 호랑이를 잡아서 우리 아버지 원수를 갚을 테야.”
그러고 아이는 혼자서 산으로 올라갔다.
한참을 가다 보니 조그마한 오두막집에서 불이 반짝반짝했다. 그 집에는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너 어떻게 여기에 왔느냐?”
“우리 아버지가 산에 오신 걸 호랑이가 잡아먹어서, 아버지 원수를 갚으러 왔습니다.”
“응, 그러면 여기 꼼짝 말고 가만히 있어라.”
할아버지가 새끼를 꼬더니, 망태기를 만들어 아이를 그 안에다 쏙 집어넣었다. 그렇게 해서 망태기를 낭떠러지에 있는 큰 나무 꼭대기에다 매달아 놓았다.
한밤중이 되자, 호랑이들이 거기에 매달려 있는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모여들었다. 그러나 나무에 오르지 못하는 호랑이들은 나무 꼭대기를 쳐다보고 뛰어오르다가 그만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져 죽어버리곤 했다. 한참 후에 할아버지가 올라와 망태기를 끌어 내려주었다. 내려와서 보니 호랑이가 낭떠러지 밑에 수북하게 죽어 있었다. 그래서 그 호랑이 껍데기를 벗겨다 팔아서 부자가 됐다.
어느 날 한 이웃이 찾아와 어떻게 부자가 됐느냐고 물어, 산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자 그 사람도 자기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다고 산으로 할아버지를 찾아갔다. 할아버지가 새끼를 꼬아 망태기를 만들어 들어가라고 하자, 그 사람이 말하기를
“할아버지, 나는 쏙 집어넣지 말고 모가지만 내놔 줘요.”
했다. 그렇게 해서 나무 꼭대기에 매달아 놨다. 이윽고 밤이 되자 무서운 호랑이들이 와서 으르렁대고 여기저기 뛰어 다녔다. 호랑이를 보고 놀란 이웃 사람은 움직이다가 그만 망태기가 벗겨져 땅에 떨어져 죽어버렸다고 한다.
< 대진대 국문과 제4차 답사 자료집(일동면, 이동면), 1995. 9.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