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하늘이 도운 효자
아들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어느 날 홀어머니는 갑자기 병환이 들었는데 노망까지 겹치게 되었다. 어머니는 오뉴월에도 연시감을 달라며 아들을 보챘다.
아들은 홀어머니를 위해 해가 지는 것도 모르고 제철이 아닌 연시감을 찾아 헤매었다. 수십 리를 걸어 산 속 어느 집에 당도했다. 그 집에는 늙은 할머니 혼자 살고 있었다.
밤이 깊어 하룻밤을 묵게 해달라고 청하자, 할머니는 그렇게 하라고 허락을 해주면서 ‘저녁은 먹었냐’고 물어 보았다.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아들은 ‘너무 배가 고프다’고 대답했다. 할머니는 부엌에 가서 밥상을 차려 주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밥상 위에 연시감이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아들은 너무 기뻐서 밥과 반찬은 다 먹었으나 연시감은 먹지 않고 옆에 내려놓았다. 할머니가 아들에게 왜 연시 감은 먹지 않느냐고 묻자, 아들은 병드신 홀어머니의 이야기를 했다.
할머니는 아들의 효성이 지극하다면서 연시감이 많이 있으니 가져가라고 했다. 또 할머니는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디서 호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오는 것이었다. 아들은 놀라서 꼼짝 않고 있었는데, 할머니는 호랑이가 집까지 태워다 줄 거라면서 어서 올라타라고 했다. 아들은 정말로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절을 하고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아들은 호랑이를 타고 연시감도 얻어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들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뒤였다.
< 대진대 국문과 제3차 답사 자료집(가산면, 소흘면) 1993. 10.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