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영리한 며느리
옛날 어느 마을에 성미가 아주 고약한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그는 며느리들에게 일을 시킬 때, 꼭 며느리들의 어릴 적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 며느리들은 그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듣기가 매우 거북하였다.
그러던 중 막내아들이 장가를 들게 되었다. 사흘이 지나자 시아버지는 막내며느리를 불러 놓고 그 이름을 물었다.
“아버님, 제 이름이 하도 망측해서 여쭙기 부끄럽습니다.”
“어허, 괜찮다. 어서 말해라.”
“아버님, 제게는 본래 두 언니가 있었는데, 큰언니는 이름을 바구미(쌀벌레)라 했고, 둘째 언니는 개똥이라 했어요.”
“허어, 참! 이름 한 번 괴상하구나!”
“그런데 아버님, 두 언니는 그만 죽어버렸어요. 이러자 저희 아버님께선 작명을 잘못해서 죽은 것이라 생각하시고, 제 이름만은 오래오래 생각하시다가 쥐며느리라고 지으셨대요.”
“쥐며느리? 쥐며느리라?”
시아버지는 몇 번이고 입 속으로 그것을 중얼거려 보았다. 그러자 큰일이 났다 싶었다. 앞으로 막내며느리를 쥐며느리라 부르게 되면, 자기가 영락없이 쥐가 되기 때문이었다.
이런 일이 있은 뒤부터, 그 시아버지가 며느리들의 어릴 때 이름을 부르는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 抱川郡誌, 198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