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보 사위
옛날 어느 바보 신랑이 부인과 함께 처가엘 가게 되었다. 그런데 부인은 인사 한 마디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남편이, 또 어떤 실수를 할지 몰라 걱정이었다.
그래서 부인은 꾀를 하나 생각해 내었다. 즉, 남편의 고추에다 기다란 실을 매어놓고, 자기가 부엌에서 그 실을 한 번 당기면 ‘진지 많이 잡수십시오’, 두 번 당기면 ‘담배 피우십시오’라고 인사를 하도록 약속을 했다.
이리하여 처가에 당도한 바보 신랑이 장인과 겸상으로 밥을 먹으려 하는데, 그 때 마침 부인이 실을 당겼다.
“진지 많이 잡수십시오.”
사위의 인사를 받자, 장인은 이제 사위가 사람이 되었나 보다 하고 매우 기뻐했다.
이윽고 상을 물리자, 부인이 이번에는 실을 두 번 당겼다.
“담배 피우십시오.”
여기까지는 제대로 인사가 잘 되었다.
그런데 부엌에 있던 부인이 변소에 가게 되었다. 그래서 조종하던 실 끝을 부뚜막에 있는 북어 대가리에다 매어 놓고 갔다. 그런데 그 사이 그 집 개가 들어와서 북어 대가리를 빼어 먹으려고 마구 잡아 흔들었다. 남편은 실이 자꾸 당겨지자 그에 맞추어 장인에게 인사를 하게 되었다.
“아야, 진지 많이 잡수십시오.”
“아야야, 담배 피우십시오. 아야야.”
개가 자꾸 급하게 당기자, 사위는 실에 맞추어 인사를 빠르게 하느라
“진지, 담배.”
“진지, 담배.”
하며 고개를 수없이 끄덕였다.
그리하여 사위는 또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 抱川群誌, 198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