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바보 부부
옛날 어느 마을에 바보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은 돈을 벌 수 있는 무슨 장사가 없을까 하고 찾아 나섰다.
장사를 찾아다니던 어느 날 그는 어느 마을을 지나는데, 아주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냄새를 맡자 그것을 팔러 다니면 돈을 많이 벌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는 그 냄새가 나는 집을 찾아갔다. 알고 보니 그 집에선 깨를 볶고 있었다. 그래서 바보는 장으로 가서 깨를 한 가마니나 사와서 볶았다. 그러고는 그것을 지고 가서 밭에다 심었다. 더 많은 깨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볶은 깨가 어찌 나겠는가?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도 깨가 나지 않자, 바보는 그만 병이 나서 자리에 누웠다.
그러던 어느 날 바보는 국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이웃집에 가서, 기운을 돋구는 국 이름을 물었다. 그 집에서 꼬챙이에 꿴 합자국이 좋다고 가르쳐 주었다. 바보 부인이 이 소리를 듣고, 그것을 사러 시장으로 갔다. 그런데 가다가 그만 그 이름을 잊어먹었다.
바보 부인은 시장 바닥을 돌아다니다가 곶감 가게로 갔다. 그때 퍼뜩 꼬챙이에 꿴 것이라고 한 이웃 사람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곶감이 꼬챙이에 꿰어 있으므로 그것을 사와서 물을 붓고 국을 끓였다.
이윽고 바보 부인이 국을 푸려고 소댕을 열어 보니, 곶감은 풀어지고 꼬챙이만 남아 있었다.
“아이고, 아이고! 이 일을 어쩌지? 어느 놈이 와서 건더기는 다 건져가고 꼬챙이만 남았네. 아이고 원통해라.”
바보 아내는 솥을 두드리며 엉엉 울었다.
< 抱川郡誌, 198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