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진짜 장사
개성 땅에 팥을 한 섬씩이나 드는 장사 세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힘을 자랑하고 으시대며 안성 땅으로 구경을 떠났다.
이윽고 그들이 안성에 닿아 보니 그 날이 마침 장날이었다. 그런데 한 청년이 행패를 부리고 있었으므로, 그들이 혼을 내어 주려고 뒤따라 갔다. 그 청년은 생강 가게로 들어가더니 생강이 썩었나 어떤가를 살펴보려고 집어 문질렀다. 그랬더니, 생강이 그만 가루가 되어 버렸다.
세 사람은 그가 장사임을 알았기에 다시 따라가 보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연죽가게로 가서 설대 몇 개를 집으니 한꺼번에 부러졌다. 이 광경을 본 가게 주인이 화가 나서 그 장사의 팔을 잡아 비트니, 팔이 그 장사의 몸을 한 바퀴 휘감았다.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 본 세 사람은 연죽 장수가 진짜 장사임을 알았기에, 그와 의형제를 맺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연죽 장수는 그 청을 거절하며, 어서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그래도 세 사람은 그와 의형제를 맺기를 간곡히 부탁했다.
그런데 이 때였다. 웬 중 하나가 머리 위를 날아가지 않는가? 세 사람은 기겁을 하고는 연죽 장수 말대로 집으로 돌아가는데, 한 초립동이 참나무를 뽑아 길 위에 눕혀 놓고는 씩씩거리고 있었다. 세 사람은 하도 이상해서 그 초립동이에게 왜 그러느냐고 연유를 물어 보았다.
“예, 제가 내자를 데리고 근친을 가는데, 웬 중놈이 제 내자를 탐내기에 이 참나무로 길을 막았지요. 그리고 그 놈의 발목을 잡아 내동댕이쳤는데, 혹시 그 놈이 날아가는 걸 보지 못했습니까?”
세 사람은 모두 입을 벌리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자기들의 풋내기 힘이 부끄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리하여 그들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 그 뒤부터는 절대로 힘자랑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 抱川郡誌, 198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