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담력 센 할아버지
마을에 양씨 성을 가진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당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던 때였으나 양씨 할아버지 네는 부자였다. 산골짜기에 있는 넓은 밭에는 메밀을 심었다. 그때는 벼수확 만으로는 양식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당작을 했던 시기라 밀이나 메밀, 귀리 같은 것을 심어 양식에 보태었다. 양씨 할아버지네도 마찬가지로 메밀을 심었는데 메밀을 칠월에 갈았다.
어느 날 메밀을 갈러 가는데 호랑이가 노루를 잡아서 바위돌로 끌고 올라가는 것을 발견하였다. 담력이 센 양씨 할아버지는 그 길로 호랑이를 쫓아 올라가서
“야 이놈아 너만 먹느냐, 나하고 같이 먹자.”
고 호통을 쳤다. 이윽고 호랑이가 바위 위에 노루를 내려놓고 막 깨물려는 것을 본 할아버지는 그 옆으로 다가가 노루 다리를 잡고 잡아당겼다. 자칫하면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나 워낙 담력이 센 할아버지는 계속 호랑이와 노루를 가지고 씨름하였다. 결국 호랑이도 지쳐 슬그머니 노루를 놓고 가버렸다.
양씨 할아버지는 신이 나서 그 노루를 집으로 가지고 와서 맛있게 먹었다. 그러나 그 호랑이가 한 일주일 동안 할아버지 집 근처를 배회하여서 온 식구가 그간 벌벌 떨며 지냈다 한다.
< 이순용, 70세, 남, 창수면 가양리, 1998. 9. 2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