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못된 사위
옛날에 장모가 외손주를 업고 우물가로 나갔다. 아이가 울기 시작하자 장모는 아이를 달래려고 우물에 사람이 비치는 것을 보여 주려다가 아이를 물 속에 빠뜨렸다. 장모는 급하게 사위를 불렀다. 사위는 죽은 아이를 침착하게 끌어올리고는 장모에게 업고 따라오게 했다.
나지막한 야산에 이르자 사위는 아기의 묘를 파고, 그 옆에 큰 묘도 함께 팠다. 장모는 그 큰 묘가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고 그 묘에 누웠다.
사위가 흙을 덮고 산을 내려오려 하자 하늘에서 갑자기 뇌성벽력이 쳤고, 벼락을 맞은 사위는 몸의 반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집에서 아기를 업고 나간 어머니가 돌아오시지 않는 것을 걱정하던 딸은, 어머니를 찾으러 마을을 돌아다녔다. 마을에서 어머니가 보이지 않자, ‘아기에게 산딸기를 따주려고 뒷산에 갔나’하고 뒷산 쪽으로 가보았다.
평소 다니던 길가에 처음 보는 두 개의 무덤이 생긴 것을 이상히 여긴 딸은 무덤 쪽으로 가 보았다. 이 때 무덤 속에서 사람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이에 놀란 딸이 큰 무덤을 파보니 자기 어머니가 그 안에 있었다. 어머니는 다행히 아직 죽지 않았던 것이다. 딸은 어머니를 업고 집으로 와서는 정성껏 간호하여 살려냈다.
사위는 그 이후로 마을 사람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마을에서 쫓겨났고 땅에 떨어진 더러운 것을 집어먹으며 거지처럼 살았다.
< 대진대 국문과 제2차 답사 자료집(군내면), 1993. 10.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