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허가 받은 도둑
옛날에 도둑질을 허가 받을 정도로 잘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잡히자 임금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여 궁으로 데려오게 하여 그에게 물었다.
“너는 도둑질에 그렇게 자신 있느냐?”
“네.”
“그렇게 자신 있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한다. 시키는 대로 못하면 죽을 줄 알아라.”
임금은 도둑에게 교회에 가서 목사를 훔쳐와 보라고 말했다. 그리고서는 임금은 목사와 교회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둑이 갈 것이니 자지 말고 지키라’고 미리 말해 놓았다.
그러나 도둑은 납치하러 가기로 약속한 날 잠만 자고 가지 않았다. 임금이 ‘어제 왜 안 갔냐’고 물었더니, ‘상을 당해서 못 갔다’고 했다. 다음날에도 ‘엊저녁에 자식이 죽었다’고 하면서 가지 않았다.
삼일째 되는 날 목사는 삼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해서 잠이 깊게 들었다. 도둑은 기어다니는 게를 사서 불을 붙인 막대기를 몸은 꽂아 공동묘지에 갖다 놓았다. 게는 공동묘지를 ‘뻘뻘’ 기어다녔다.
도둑은 교회에 들어가서 잠들어 있는 목사를 깨웠다.
“고개를 들어서 저기를 봐라.”
목사는 비몽사몽간이라 정신이 없어서 기도만 올리고 있었다. 도둑은
“공동묘지를 쳐다봐라.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이 저렇게 너를 환영하고 있다.”
라고 말하며, 가지고 간 자루 속에다 목사를 집어넣었다.
자루를 메고 나오려니까, 밖에 마침 비둘기가 있었다. 비둘기가 ‘구구’하니까 도둑은,
“저게 너를 환영하는 소리다. 천당에서 환영하는 소리니까 빨리 가자.”
라고 들쳐 메고 임금이 있는 궁으로 갔다.
그의 도둑질 능력에 놀란 임금은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그 사람을 풀어주었다고 한다.
< 박종국, 72세, 남, 이동면 장암4리, 1995. 9. 1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