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명지관 5
옛날에는 부모가 돌아가시면 지관에게 묘자리를 물었다. 그런데, 어느 집안이 지관에게 묻지 않고 아무 곳에나 묘를 쓰려고 하니 그 마을의 유명한 지관이 하는 말이
“그 곳에 묘를 쓰면 삼태생이는 낳아도 아들 셋은 다 호환을 당합니다.”
라고 했다. 그러자 그 집안 사람들은 아들 셋이 호환을 당하는데, 어떻게 세쌍둥이를 낳느냐면서 그 지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그 자리에 부모의 묘를 썼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백일 동안 산소 앞에서 지키는 것이 자식의 도리이기 때문에, 첫째 아들이 산소를 지켰다. 그런데 한밤중이 되자 호랑이가 나타나더니 첫째 아들을 덥석 물고 가버렸다.
그 다음날에는 둘째 아들이 가서 지키는데, 또 한밤중에 호랑이가 나타나더니 덥석 물고 갔다. 셋째 날은 막내아들과 그 부인이 함께 가서 지키는데 한밤중에 호랑이가 나타나더니 막내아들만 물고 가버렸다.
얼마 후 막내며느리가 아기를 가졌는데, 열 달 후 아이를 낳아보니 세쌍둥이였다. 그래서 첫번째 아이는 맡동서가 아들 삼는다고 데려가고 두번째 아이는 둘째 동서가 아들 삼는다고 데려가고 막내아들을 자기가 키우게 되었다.
그 후로 그 집안 사람들은 마을의 지관을 명지관이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 신현복, 75세, 여, 영중면 거사2리, 1997. 4. 8.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