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뻐꾹새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무서운 시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나 성격이 무섭든지 며느리는 시어머니 앞에서 얼굴도 못 들었다. 뿐만 아니라, 음식도 마음놓고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며느리는 늘 배가 고팠다.
그러던 어느 해 설날이 되었다. 그 집에서는 떡국을 많이 끓였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만은 떡국을 못 먹게 했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방으로 들어가자, 며느리는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어서 몰래 떡국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시어머니가 어느새 다시 나와서, 독기가 서린 눈으로 며느리를 쏘아보고 있었다. 며느리는 기절초풍을 하며, 입안에 든 뜨거운 떡국을 꿀꺽 삼키려 했다. 그러다가 굵은 떡 건더기가 그만 목젖에 달싹 붙으며 목구멍을 막아, 그 길로 죽고 말았다.
그 뒤 며느리의 무덤가에는 이상한 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울었다.
“떡꾹 때문에, 떡꾹 때문에.”
새의 울음소리는 이렇게 들렸다. 그 새는 죽은 며느리의 혼이 새로 태어난 것이었다. 그 새가 바로 오늘날의 뻐꾹새이다. ‘뻐꾹, 뻐꾹’ 울지만, 잘 들어보면 ‘떡국, 떡국’으로도 들린다.
< 抱川郡誌, 198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