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맹꽁이가 된 부부
옛날 어느 마을에 바보 아들이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노모는 불교의 신심이 두터워 아침 저녁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외고 있었다.
그러다가 바보 아들이 상처를 했다. 그래서 그는 다시 후처를 구해 새장가를 들었으나, 그 후처의 심술이 괴팍했다. 노모를 봉양하기는커녕 늘 불손하고 구박이 자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시어머니가 망녕이 들어, 외던 ‘나무아미타불’이란 말을 잊어버렸다. 시어머니는 할 수 없이 자기 며느리에게 물어 보았다. 그러자 이 고약한 며느리가 ‘웃집 영감’이라고 엉뚱하게 가르쳐 주었다. 이리하여 노모는 그날부터 ‘나무아미타불’ 대신에, ‘웃집 영감’, ‘웃집 영감’ 하며 열심히 외었다.
며칠이 지나자 며느리는 남편을 보고, ‘시어머니가 늦바람이 나서 웃집 영감만 찾고 있으니, 창피하다면서 차라리 노모를 죽이자’고 제의하였다. 바보 남편은 그것을 받아들여 노모를 업고 낭떠러지로 가서 아래로 떠밀어 버렸다. 그러나 노모의 신심이 돈독해서, 그 때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와 그 노모를 끌어 올려갔다.
이 광경을 지켜 본 아들 내외는, 자기들도 죽으면 승천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몸을 서로 꽁꽁 묶더니 낭떠러지에서 떨어졌다. 그러고는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 보아도 동아줄은 내려오지 않았다.
“당신이 꼭 맸으면 될 걸.”
“뭐요? 당신이 꼭 맸으면 됐지요.”
부부는 이처럼 서로 ‘꼭 맨다’, ‘꼭 맨다’ 하고 우기다가 결국 맹꽁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 抱川郡誌, 198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