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돼지 아이
옛날에 어떤 마을에서 남자가 나라에 충성을 하러 가면, 그 후에 그 부인이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다고 한다.
어떤 남자가 자기 부인이 사라질까 두려워서, 비초황을 하나씩 나눠 갖고 누에실에 물을 들여 각자의 발목에다 묶어 놓았다. 그런데도 그 여자가 석 달 만에 사라져 버렸다. 남자는 부인을 찾아다니다가, 부인 발목에 묶어둔 실이 걸린 너러바위를 보게 되었다. 이 너러바위는 밤이면 구멍이 뚫려 괴물인 돼지가 드나드는 것이었다.
한편, 돼지에게 붙잡혀간 부인은 날마다 눈물을 흘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부인이 잠에서 깬 돼지를 꼬드겨서 죽여버렸다. 드디어 남편을 만나러 집으로 돌아온 부인은, 열 넉 달 만에 아이를 낳았는데 돼지를 낳았다. 이에 부인이 깜짝 놀라 그 돼지를 갖다 버렸다. 버려진 돼지아이는 선녀가 주워다 키웠는데, 남자가 석 달 후에 선녀에게서 아이를 찾아왔다.
아이의 나이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죽고, 아이는 도를 닦기 위해 길을 떠났다.
어느 집 하인으로 들어간 아이는 주인의 마음에 들어, 그 집 딸과 결혼했다. 하지만 매일 잠만 자고 아무 일도 하지 않자, 하루는 주인이 함을 하나 들고 와서 거기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써 바치라고 독촉했다. 그러자 아이가 병아리를 그려서 붙였다. 그 속에는 과연 병아리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임금님이 그를 불러 큰 잔치를 해주었다.
아이가 다시 도를 닦으러 집을 떠났다. 가다가 용을 타고 큰 강을 건너 깊은 산에 들어갔다. 얼마 후에 다시 산을 떠난 아이는, 길에서 울고 있는 젊은 여자를 만났다. 또 길을 가다가 어떤 노인에게 물어 저승길에 들어가게 되었다. 저승에 간 아이는 그곳에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세월이 흘러 아이는 저승에서 나와, 자기 색시와 함께 머리가 하얗게 된 어머니에게 돌아가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 대진대 국문과 제2차 답사 자료집(군내면), 1993. 10.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