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음양의 조화
옛날에 갓 태어난 어린아이를 스승이 데려다가 깊은 산중에 있는 절에서 키우게 되었다. 그 아이는 스승과 단 둘이 살면서 학문을 배웠다.
아이의 나이가 열 대여섯이 되어 학문을 다 마치게 되었을 때, 스승은 아이에게 세상구경을 시켜주기 위해 사람 사는 곳으로 나왔다.
그들이 어느 마을을 지나가고 있을 무렵, 개울가에서는 처녀들이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본 아이가 스승에게 말하기를,
“스승님, 스승님. 어째 이상합니다. 저게 뭡니까?”
했다. 여자라고는 알지도 못하는 아이가 여자들이 옷을 곱게 입고 빨래를 하니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자꾸 묻는 것이었다. 스승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여자라고 할 수도 없고, 부인이라고 할 수도 없어서 그저,
“저거는 옹이다. 남의 옹이다.”
라고 하였다.
여자라고도 않고 부인이란 소리도 안 했는데 사람이라는 게 음양이 있는지라, 아이가 말하기를,
“스승님, 음양이 자꾸 발동합니다.”
하는 것이다.
스승은 ‘이 아이를 데려가 봤자 도사나 위인은 못되겠다’고 생각하여 할 수 없이 속세에 두고 산으로 가버렸다.
< 김성태, 72세, 남, 이동면 도평4리, 1995. 9. 5.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