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붉은 수숫대 1
옛날 어느 마을에 어머니와 아이들이 살았다. 삼베를 짜서 옷을 해 입고 목화를 심어서 옷을 해 입었다. 어느 날 베를 팔러 가면서 어머니가
“나는 장개첨지네 집에 가니 너희들은 집 잘 봐라.”
하고 갔다.
옛날에는 높은 할아버지를 첨지라고 했다. 어머니는 일을 하다가 해가 저물어서야 돌아오게 되었는데, 오는 길에 호랑이한테 잡아 먹히고 말았다. 호랑이는 어머니의 옷을 입고 집으로 들어와서
“문 열어라.”
고 했다.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여긴 아이들은
“엄마, 목소리가 이상해요. 손을 내밀어 보세요.”
라고 했다. 호랑이는
“내가 엄마다. 피곤하니 문 열어라.”
하고 말했다. 아이들은 할 수 없이 문을 열어 주었는데 얼굴을 보니 호랑이였다.
놀란 아이들은
“엄마 똥 마려워요.”
하고 말하고 뒤꼍으로 나갔다. 뒤꼍에는 큰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고 큰 샘이 하나 있었다. 아이들은 느티나무 위로 올라가 숨었다. 아이들을 찾아 나온 호랑이는 샘에 아이들이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게 뭐야?”
하고 놀랐다. 그러나 곧 아이들이 느티나무 위에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호랑이는 나무 위로 아무리 올라 가려고 했으나 허사였다. 호랑이는 아이들에게 물었다.
“얘들아, 너희들은 어떻게 올라 갔니?”
“우리는 여기에 참기름을 바르고 올라 왔어요.”
아이들의 말을 듣고 호랑이는 얼른 참기름을 가지고 와서 나무에다 발랐다. 호랑이는 나무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르다가 그만 떨어져 수수밭에 떨어졌다. 호랑이가 떨어진 곳은 수수밭이었고 이후 수수는 붉은 색을 띠게 되었다.
< 하영애, 68세, 여, 신북면 만세교리, 1998. 9. 2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