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장난치는 호랑이
옛날에 이 마을에도 호랑이가 다녔다. 산을 지키려고 산의 어디든지 호랑이가 없는 곳이 없었다. 산에 숨어 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내가 여기 있다’ 라는 표시를 꼭 했다.
예전에 이 마을 교회의 전도사가 밤에 능말 동네로 구역예배를 갔다 오는데 호랑이가 숨어서 무서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 때 그 전도사는 어찌나 무서운지 혼쭐이 났다고 한다.
전도사가 그날 밤 구역예배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한탄강 옆에 있는 집 근처로 개 같은 것이 하나 설렁설렁 내려와서 전도사는 ‘아마 동네 개가 내려오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도랑에 가서 물을 찰랑찰랑하며 ‘난 벌써 여기 왔다’라는 신호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도사는 그것이 개가 아니라 호랑이임을 알고는 ‘이게 날 가지고 장난을 하는구나’ 하고 집으로 달음질로 뛰어가는데, 가는 길에 집이 한 채가 보여서 그 집에 뛰어 들어가서 사람 살리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 전도사의 경우처럼 그 마을에는 호랑이가 밤에 앞장을 서고 쫓아다니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사람의 눈에는 잘 띄지 않으면서 산을 지킨다고 한다.
< 이영문, 50세, 여, 관인면 사정리, 1997. 4. 9.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