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호랑이 새끼
어느 마을에 굴 바위라는 것이 있었다. 한 사람이 굴 바위 근처로 나무를 하러 갔는데 어디선가 ‘야옹야옹’ 하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어디서 나는 소리인가 찾아보니 바위 뒤에서 눈을 동그랗게 뜬 놈이 울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 새끼였는데 이 사람이 그것도 모르고 따뜻하게 보듬어주니 새끼들이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그래서 그는 새끼가 귀여워서 한 마리를 바구니에 담아들고 내려왔다. 그리고 집에 데려와서 밥을 주니 그것이 먹을 리가 없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짐승은 자꾸 ‘야옹’ 대니 참 큰 일이었다. 그제서야 짐승을 자세히 들여다 본 가족들은 그것이 고양이 새끼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어머니가 짐승을 자세히 보더니
“너 이거 고양이 새끼가 아닌 게 분명하다. 네가 잘못한 일이니 어서 그 새끼를 내다놓고 잘못을 빌어라.”
고 했다. 그래서 새끼를 마당에 내다 놓고는
“제가 호랑이님 새끼인 줄 모르고 가지고 왔으니 용서해 주십시오. 따로 대접할 것은 없고 저희 집에 있는 개 한 마리를 내어 드릴 터이니 이걸 하나 가져 가십시오.”
하고 개를 마당에 내어 놓았다. 그러니 호랑이가 나타나 새끼와 개를 덥썩 물고 산 속으로 사라졌다.
< 김영규, 80세, 남, 신북면 심곡리, 1998. 9. 2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