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여우 잡은 지팡이
옛날 어떤 사람이 잔칫집에 가느라고 산을 넘는데, 여우가 재주넘기 세 번을 해서 예쁜 각시가 되는 것을 보았다. 깜짝 놀랐지만 갈 길이 급해 잔칫집으로 계속 향했다. 이 사람이 잔칫집에 들어가는데 예쁜 색시로 변한 여우가 그 잔칫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잔치집 사람들이
“우리 고모 왔네.”
하며 환영을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여자가 여우인 걸 알기 때문에, 술을 잔뜩 먹고 그 여자를 나오라고 했다. 그 여자가 나오자, 지팡이로 그 여자를 힘껏 네 번을 때리니 여우 꼬리가 나와서 다시 여우가 되었다.
그것이 알려지자, 어떤 사람이
“그 지팡이가 어떠한 것이기에 사람을 때리면 여우가 되나?”
면서 돈을 많이 줄 테니 팔라고 했다. 그래서 이 사람이 돈을 받고 지팡이를 팔았다.
지팡이를 산 사람은 그 사람이 했던 것처럼 어느 잔칫집에 가서는 환갑을 맞은 하얀 노인네에게 나오라고 한 다음 두들겨 팼다. 그 노인은 너무 심하게 맞아 죽어버렸고, 그 사람은 관가에 끌려가서 큰 벌을 받았다.
결국 지팡이를 판 사람은 살기가 괜찮게 되었고, 지팡이를 산 사람은 큰 변을 당하게 되었다.
< 김순자, 79세, 여, 관인면 사정리, 1997. 4. 9.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