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뿔 도깨비
옛날 한 마을에 가난한 할아버지가 살았다.
하루는 깊은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나무에서 개금(개암)이 ‘뚝뚝’ 떨어져 그것을 부모님께 가져다 드리려고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러다가 밤이 깊어 길을 잃어버렸는데, 사방을 둘러보니 저 쪽에서 불이 반짝거리는 것이 보이기에 불길을 쫓아가니 집이 한 채 나타났다. 그 집에 들어가니 주인이 없어, 방으로 가 대들보를 타고 올라가서 엎드려 있었다.
그러던 중에 자정쯤이 되자 어디서 난데없는 뿔 도깨비들이 나타나 놀면서,
“돈 나와라. 밥 나와라.”
하며 방망이를 두들겨 댔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돈이며 밥이며 하는 것들이 방망이를 두드리는 대로 생겨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가만히 있다가 대들보에서 주머니에 넣었던 개금을 하나 꺼내어 ‘딱’하고 씹었다. 그 소리를 들은 에미 도깨비가
“야! 이거 대들보 무너진다.”
하니, 도깨비가 방망이도 버려놓고 모두 다 달아나 버렸다. 날이 새자 그 할아버지는 도깨비 방망이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큰 부자가 되었다.
이것을 옆집 사람한테 다 얘기해 주었더니, 그 사람은 ‘나도 내일 가서 그렇게 해야지’ 하며 나무를 하러 갔다. 그 사람이 할아버지에게 들은 대로 개금을 주워 주머니에 넣고 전해들은 도깨비 집 주위를 살펴보다가 몰래 대들보를 타고 올라가 앉았다. 얼마 후에 자정이 되자 어김없이 도깨비들의 놀음판이 벌어졌고 그 사람은 또 들은 대로 개금을 씹었다. 그러자 도깨비들이
“어디서 사람 냄새가 난다.”
며 야단이었다. 결국 옆집 사람은 도깨비들에게 잡혀 심하게 두들겨 맞고 집에 돌아왔다고 한다.
< 유월로, 77세, 남, 일동면 유동2리, 1995. 9.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