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천 도깨비
옛날에 한 사람이 매를 가지고 꿩 사냥을 나갔다. 꿩을 낚자 그가 가지고 간 매는 한없이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 그는 매를 쫓아 한참을 가다가는 결국 지하 세계로 빠져 들어갔다.
지하로 들어가니 지하 세계는 꼭 우리가 사는 세상 같았다. 지하 세계를 한참 돌아다니니 배가 고팠다. 그래서 그는 아무 집에나 가서
“요기 좀 시켜 주시오.”
라고 청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이 들어간 집의 주인이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 할 수 없이 또 다른 집에 가서 그 집주인을 잡고,
“날 요기 좀 시켜 주시오.”
하니까 또 그 집주인이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여긴 집주인의 부인이 무당 집에 가서 왜 그런지 물어 봤더니 무당이 하는 말이
“천 도깨비(하늘에서 내려 온 도깨비-사람)가 지하에 내려와서 그렇다.”
고 했다.
결국 또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다 시간이 흘렀다. 그는 지치고 피곤하게 되어 또 어느 부잣집에 들어가서
“살려달라.”
고 말하며 부잣집 대감에게 매달렸다. 그러자 갑자기 대감이
“아파 죽겠다.”
고 펄쩍펄쩍 뛰는 것이었다. 대감 부인이 용한 데 가서 물어 보니, 또
“천 도깨비가 와서 건드렸다.”
고 했다.
그 용한 점쟁이는 설경을 읽어서 천 도깨비를 도로 올려 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리하여 대감의 부인은 점쟁이가 말한 대로 설경을 읽었다. 대감 부인이 설경을 다 읽자, 이 사람은 저절로 인간 세상으로 올려보내졌다.
세상에 올라오니 세월은 너무 많이 흘러 있었고 식구들과 다른 사람들이 모두 많이 늙어 있었다. 결국 그는 너무 젊은 그를 알아보지 못한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살 수밖에 없었다.
< ○○○, 82세, 여, 일동면 기산1리, 1995. 9. 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