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도깨비 장난
옛날에 다섯 살 난 여자아이가 아버지가 아래 마을에 내려갈 때 따라 간다고 뒤따라 나섰다. 저녁이 되어 아버지가 집에 왔는데도 그 아이는 뒤따라오지 않았다. 집에서는 아버지를 따라 간 줄로만 알았는데, 아버지는 그 곳에 따라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동네에서는 이 아이가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다. 그 날 밤까지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었고, 그 이튿날 아침에 찾아보아도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범에게 물려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아이 찾기를 포기했다.
얼마 후 강에서 낚시질을 하던 어떤 노인이 어떤 아이가 ‘꽥, 꽥’ 우는 소리를 들었다. 어디서 소리가 나나 찾아보았더니 아이가 돌 틈에 꽉 껴 울고 있었다. 바로 범에게 물려갔다고 생각한 그 여자아이였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너, 왜 여기 와 있느냐?”
고 물었다. 그 여자아이가
“밤에 아버지를 뒤쫓아 가다가 아버지가 등을 돌리며 업히라고 해서 업혔는데, 업히고 보니 아버지가 아니었어요.”
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도깨비라고 했다. 등에 업혀서 온 곳이 여기 바위틈인데 자고 깨보니 데리고 온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마을 사람들은 여자아이가 도깨비의 장난에 걸린 것이라고 했다. 결국 그 여자아이는 돌 틈에 꽉 껴서 난쟁이가 되고 말았다.
< 권중주, 72세, 남, 관인면 중2리, 1997. 4. 9.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