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귀 내기
옛날에 한 고장에서 두 형제가 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그들은 산에서 밤을 따 저장해 놓고 먹으며 어렵게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할아버지 제삿날이 다가왔다. 그래서 제사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형이 밤 한말을 팔러 장에 갔는데, 어떤 사람이 물었다.
“그것이 뭡니까?”
“밤입니다.”
“그럼 우리 내기를 합시다. 내가 밤 숫자대로 방귀를 뀌어볼 테니, 내가 지면 밤 두 말 값을 당신에게 드리고 내가 이기면 당신의 밤을 그냥 주시오.”
형은 밤 한 말 수대로 방귀를 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쾌히 승낙했다. 그리하여 밤을 하나, 둘, 셋, 넷 헤아리는데, 그 사람이 방귀를 ‘뿍,뿍,뿍,뿍’ 계속 뀌어대는 것이었다. 결국에는 정말로 밤 숫자대로 방귀를 다 뀌어 버려서 형은 그만 밤을 빼앗기고 아무 것도 사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이 이야기를 들은 지혜로운 동생이 역시 밤 한 말을 가지고 장으로 갔다. 여전히 그 사람이 있어 형과 똑같은 내기를 하게 되었고, 동생이 밤을 세기 시작했다. ‘하-나’하면서 길게 세니 방귀가 ‘부-욱’하고 길게 나왔다. 이렇게 해서 밤을 반도 세지 않았는데, 그만 방귀가 다 나와버렸다.
결국 동생은 밤 두 말 값을 받아내고, 아울러 형이 빼앗겼던 밤도 다시 찾았다. 그리고 그 밤을 팔아서 할아버지 제사를 잘 지낼 수 있었다.
< 김성태, 남, 이동면 도평4리, 1995. 9.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