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노루목
500여 년 전 이 마을에 부락이 형성되기 전에는 각종 야생동물들이 모여 살았다. 그래서 전국에서 내노라하는 유명한 포수들이 사냥을 왔다. 사냥꾼들이 올 때는 혼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몰이꾼들로 소몰이 하는 사람들을 함께 데리고 왔다. 사냥꾼들은 길목을 잡고 있다가 소몰이꾼들이 짐승을 몰아오면 총을 쏘아 잡았다. 특히 이곳에는 노루가 많아서 노루 사냥을 많이 왔다.
그런데 한 포수가 데리고 온 몰이꾼 중에 말 못하는 벙어리가 있었다. 그 날도 포수는 목을 지키고 있고 벙어리 몰이꾼은 산에서 짐승을 몰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었다. 오랫동안 뛰어다니다 보니 목이 마른 벙어리 몰이꾼은 약수를 발견하고 몹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물을 막 마시고 일어나는 순간 노루가 눈 앞으로 휙 하고 지나쳤다. 그 순간 벙어리가
“노루 봐!”
하고 소리를 질렀다. 벙어리가 그 물을 먹고 말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소문이 널리 퍼져 그 샘물이 약수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로 말이 점점 퍼저 나갔고 그 이야기를 들은 앉은뱅이가 그 약물을 몇날 며칠 동안 먹었는데 그 사람도 갈 때는 걸어서 갔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이후로 포수가 길목을 지키고, 몰이꾼들이 노루를 몰던 곳이라 하여 ‘노루목’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 이순용, 70세, 남, 창수면 가양리, 1998. 9. 24. >
【인용】포천의 설화(포천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