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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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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바람처럼 스쳐간…

▣ 바람처럼 스쳐간…     바람처럼의 지식창고 2018.06.13. 10:45 (2018.06.13. 10:17)

장흥 천관산 산행과 처음 누려본 호사한 여행

대체의학의 대가이자 열린캠프 가족 주치의로 늘 나를 살펴주시는 약손보살 님이 모처럼 전라남도 장흥 천관산 산행을 제안하였다.
요산인 모임 회장이자 고교동창인 김남식 님을 리더로 동창 몇 분과 김경욱 님이(등산학교 정 9) 함께 일행 되어 약손 님을 모시고 지난 월요일에 천관산을 찾았다. (6월 16~17일)
 
광화문에서 정남 쪽으로 남해 끝에 자리한 장흥, 그래서 정남진이라는 지명으로도 불린다.
아침 일찍(다섯 시) 리더 김남식 님의 12인승 승합차로 이동하며 집 앞에서 픽업까지 해주었기에 출발부터 혜택이 컸다.
 
 
 
 
약손 님은 산행을 제안하며 '장흥에 조카가 살며 우리 일행이 한 번 내려오기를 청했다.'고 미리 귀띔을 주었다.
그러나 그러한 얘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가볍게 출발했던 우리 일행은
장흥에 도착하면서부터 떠날 때까지 약손 님 조카에게 받은 극진한 환대에 그만 까무러치고 말았다.
결국, 이번 산행은 장흥에 사는 약손 님의 조카(김은정 님) 내외 덕분에 생전 처음 누려보는 호사한 여행이 되었다.
 
 
네 시간쯤 걸려 도착한 장흥!
은정 님 내외가 마중 나와 인사하며 반겨주었고, 벌써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 두었다며 시장기를 물어온다.
장흥읍에서 천관산까지는 조카사위가(임공기 님) 에스코트했다.
임공기 님의 안내로 천관산 들머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정자에 자리를 잡았다.
 
(임공기 남은 광주 기아자동차에 근무한다. 마침 야간근무 일정이라 시간을 낼 수 있었다.)
 
도립공원으로 지정한 이곳 천관산은 등반로 입구에 널찍한 주차장을 마련하고
주변에 몇 채의 정자까지 지어두어 이곳을 찾는 이들이 차를 세워두고 휴식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산을 찾는 이가 별로 없어 주차장도 정자도 텅 비어있다.
 
 
 
<좌측부터 임공기 님과 나, 김경욱 님>
 
 
그늘지고 바람불어 시원한 정자에 앉아 은정 님 내외가 마련한 도시락을 풀자 미처 상상도 못 했던 상이 펼쳐진다.
장흥 한우의 가장 맛있고 부드러운 부분으로 준비했다는 소고기 육회, 장흥 특산 바지락과 올갱이, 직접 무쳐 먹게끔 마련한 양념,
그 외 푸짐한 반찬에 일행 모두 깜짝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게다가 산행 중 드시라고 파프리카와 오이, 떡을 일행 숫자에 맞춰 행동식으로 마련해 두었다.
와! 이런 친절이 어떻게? 그러나 이것은 하산 후에 받은 대접에 비교하면 겨우 시작이며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산행 시작 전이지만 이렇게 호사한 식탁에 반주가 빠져서는 안 된다.
마침 김경욱 님이 레드와인을 준비하였기에 가볍게 건배하며 은정 님 내외의 정성을 만끽했다.
 
 
 
 
식사를 마치고 해발 50여m의 들머리에서 시작한 산행은 계곡을 따라 잠시 오르다 숲으로 접어들어 계속 오름길로 이어졌다.
 
얼마간 숲을 헤치자 곧 주봉에서 뻗어내린 능선에 올라설 수 있었고 주변 경관이 펼쳐진다.
뒤로는 다도해가, 양옆으로 함께 달리는 능선에는 아기자기한 바위봉우리들이 얹혀 예쁜 그림을 보여준다.
늘 삼각산, 도봉산의 바위봉우리와 설악의 준령을 바라보던 눈에 비친 천관산 바위봉우리는 차라리 앙증맞을 정도이다.
마치 공용능선, 용아장성의 미니어처를(miniature)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면 천관산 산신령이 화를 내실까?
 
 
 
 
 
 
동창 일행 중 한 분의 등산화가 탈이 났다. 많이 사용은 안 했지만, 워낙 오래된 등산화라 접착 창이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김경욱 님 배낭에 케이블타이가 몇 개 있어 스위스 army 나이프를 이용해 밑창 결합을 했다.
김경욱 님, 오늘 아쉬울 때마다 여러모로 요긴한 안타를 친다.
 
일행은 등산화 응급 수선을 하는 내게 전직이 의심스럽다며 신기한 표정을 짓는다.
하긴 사십여 년 전 등반 때는 늘 수선도구를 갖고 다니며 배낭 멜빵과 등산화 창 뜯어지는 것에 대비하고 가끔 실제 수선도 했었다.
옛 기억과 추억이 떠올라 설핏 웃음 짓는다.
응급 수선이 잘 되었는지 하산할 때까지 바닥 창은 더 말썽을 안 부리고 버텨주었다.
 
 
 
 
 
주능선에 오르지 조망이 시원하고 평탄한 안부가 정상까지 1km쯤 이어진다.
이곳에 억새가 많아 억불산으로도 불리는 천관산이고,
오르는 계곡을 따라 이른 봄에는 동백꽃으로 가을엔 정상 능선의 억새로 볼거리를 자랑하는 산이다.
펼쳐진 다도해의 풍광과 더불어 천 개의 갓을 머리에 쓴 형상, 뻗어내린 지능의 산세가 가히 호남의 오대 명산이라 불릴만하다.
 
 
오랜 등반으로 이제 수명이 다한 내 무릎은 세 시간가량 걸으면 경고 신호를 보낸다.
더욱이 내리막길은 쥐약이고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내색은 안 했으나 거동에서 아픈 기색이 드러나는지 일행이 이상 유무를 물어온다.
아무튼, 스톡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재주라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10여 km의 등반로를 여섯 시간쯤 걸려 돌아내려 왔다.
 
 
 
 
산행을 마치고 약속한 장소인 숯가마에 이르자 마치 이곳을 전세 낸 듯 정원을 모두 차지한 호화로운 저녁상이 차려져 있었다.
즉석 쇠고기, 오리 숯불 바비큐와 수육, 표고버섯과 피조개, 여러 채소와 과일, 매실과 오미자 등,
특히 그동안 약손 님께 보살핌을 받은 장흥 분들까지 어울려 고기를 굽고 귀찮은 서빙을 마다치 않은 채 살뜰히 챙겨주셨다.
동창 한 분이 취미로 담가 산행 때마다 가져오는 귀한 약술이 더하여 멋진 주석이 되었다.
 
 
 
보답할 것이라곤 우쿨렐레와 어울린 일행의 하모니뿐…,
도와주러 오신 장흥 분 중에 취향이 엇비슷한 분이 많았던지
뜻밖에 일행의 산노래와 서정적 가요, 캠프 송을 좋아하고 환영해 주어 잠시 한마음으로 어울렸다.
 
식사와 여흥을 마치고는 샤워와 숯가마 찜질, 난생 두 번인가 세 번째 경험하는 숯가마 찜질이다.
그리고 다시 이동하여 숙소인 우드랜드를 찾았다.
삼십여만 평의 편백 숲에 마련한 자연 휴양림이다.
 
 
 
 
 
조카 내외 분은 그곳에 우리 일행이 묵을 펜션을 미리 잡아두고 후식으로 줄돔 회를 마련해 두었다. 세상에 이런 호강이…
장흥 삼합과(장흥 한우, 표고버섯, 피조개) 바비큐로 포식했던 일행이 피곤함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며 줄돔 회는 거의 내 몫이 되었다.
 
 
 
 
늦은 아침, 줄돔 맑은탕으로 식사를 마치자 장흥 볼거리 안내를 하겠다고 또다시 조카 은정 님이 찾아주었다.
장흥보건소에 근무하는 이 분은 오늘 우리 일행을 위해 휴가를 받아두었다.
 
<약손보살 님과 조카 은정 님>
 
 
함께 우드랜드를 한 바퀴 돌고 나서 이번엔 이곳의 특산 청태전(靑苔錢) 차를 맛볼 수 있게 배려한다.
더불어 따로 만들어왔다는 바지락 탕수육까지 곁들였다.
 
‘청태전(靑苔錢)’은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에 전래한 떡차의 일종으로 (녹차를 틀에 박아내서 만든 덩어리)
동전과 모양이 비슷해 ‘전차’ 또는 ‘돈차’로도 불렸다. 발효 과정에서 파란색 이끼가 낀 것처럼 변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오쯤에 장흥읍으로 나간 우리는 점심으로 팥 칼국수와 바지락 칼국수를 끝으로 먹거리 잔치를 마쳤고
은정 님의 안내로 장흥 토요시장을 둘러보곤 서울로 돌아왔다.
약손 님의 은혜가 어떠했는지 실감했으며 전남 장흥의 인심과 친절을 알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탐진강을 사이로 강남, 강북으로 나뉘어 있는 장흥읍 전경>
 
 
요산인 모임의 운영 기획, 매주 산행 때마다 운전, 그리고 리더로 궂은일을 도맡아 봉사해 주시는 김남식 님,
즐거운 산행과 기쁜 여행의 행복을 함께 나눈 우리 일행, (동창들과 김경욱 님)
 
이번 산행을 제안했으며 많은 이에게 인술을 베풀어 그 보답을 우리가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신 천하의 명의 약손보살 님,
장흥에서 숙박과 찜질방, 식사와 안내 및 모든 경비까지 부담한 장흥의 조카님 내외, (임공기, 김은정 부부)
 
어울려 주시며 저녁 식사 차림을 도와주신 장흥 여러분의 친절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고맙습니다!
【작성】 전두성의 산과 삶의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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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5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