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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만의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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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있었던 후포(울진) 항차에 이어 세 번째 항해다. (11월 13~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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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통영시에서 주최하는 제11회 이순신장군배 국제요트대회 참가에 따른 여수에서 통영간 항로의 운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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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통영 가는 항로에 승객을 태우고 중간 지점인 욕지도에 일박하는 특별 운항을 계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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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은 후포 항차 때 crew로 어울려 인연을 맺은 사진가 유덕재 님께 부탁하여 모집하기로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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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재 님, 한 달 전부터 페이스북에 공지를 올리며 노력하더니 20여 명 승객 예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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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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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0 남서울 터미널 출발, 구례 도착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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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를 잠시 둘러보고 구례구역에서 열차로 여수에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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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1 구례구 출발 KTX, 여천 도착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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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 소호 요트경기장 도착하여 '코리아나' 호에 승선하였다. 마침 기관장이 범선에 계시다가 반갑게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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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께 범선 수선과 관리 이력에 대하여 얘기를 들었다. 돛 교체, 오일 배관 점검, 식수와 연료 수급, 엔진 효율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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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살롱의 TV 시청 안 되던 문제는 해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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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말씀으로는 세트업이 비디오 모드로 되어 있었던 것을 TV 시청으로 변환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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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세 시간가량 소주 한 병 놓고 기관장의 가족관계와 살아온 인생역정을 경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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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후포 항해 때는 기관장의 오십 년 바다 생활 이야기였지만 오늘은 형제와 누이, 딸과 아들, 손주, 그리고 부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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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0 선장 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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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님은 댁으로 가시고 선장과 통장어탕으로(두꺼비 식당) 저녁 식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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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저녁이지만, 글쎄 내 입맛엔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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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승선할 분 중에 하루 일찍 여수에 도착한 분들이 두 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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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은 범선에서 인사 나눈 뒤 근처에 숙박할 곳을 찾아가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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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그룹은 근처에서 식사한다기에 선장을 따라나서 잠깐 인사 나누고 범선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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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승객 한 분이 '코리아나'에서 숙박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비금도 함초여인 김영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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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 승객 김영란 님 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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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경기장 주차장에 미리 와있던 김영란 님을 만나 범선으로 안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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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까지 범선 브릿지 살롱에서 비금도에 사는 함초여인 김영란 님이 살아온 인생역정과 아름다운 삶 이야기를 경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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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여장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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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도 함초여인 김영란 http://storefarm.naver.com/kyr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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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도 함초여인 블로그 kyr5908.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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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둘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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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출항, 욕지도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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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으로 승선할 분들이 아침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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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오문수 님, 부산에서 이대일 항해사, 삼척 이효웅, 서울 안동립, 그리고 함안에서 온 유덕재 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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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동립, 이효웅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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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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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정채호, 기관장 정학의, 주방 오정순(선장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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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이효웅, 오문수, 이대일, 안동립, 유덕재, 전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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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2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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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득, 김광열, 김명진, 김미숙, 김영란, 김옥련, 김옥자, 김종옥, 김종찬, 박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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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주, 박정애, 서태민, 이혜경, 임혜숙, 정명수, 정성임, 정수미, 정영자, 정재연, 정춘효, 탁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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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2팀, 부산 1팀, 대구 2명, 해남 부부, 비금도 1명, 여수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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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승객은 선장의 부탁으로 유덕재 님이 모집한 SNS 지인들이다. 정수미 님만 안동립 님의 추천으로 어울린 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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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자격으로 승선한 분 중에 오문수 님은 취재를 위해 승선한 기자, 이효웅 님은 사진 작품 촬영에 목표를 둔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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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덕재 님은 승객과 communication이 주 임무, 안동립 님 역시 crew보다는 선내 교육 프로그램 강사 입장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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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식량 선적, 출·입항과 항로 견시, 선내 순찰과 점검, 범장과 해장 등의 항해 업무는 대부분 기관장과 이대일 님, 그리고 내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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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소호 마리나 앞바다의 양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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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범장 (돛을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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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막만이지만 풍향이 좋아 세일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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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항해에서 제노아 세일은 가끔 펼쳤지만 마스트 삼각돛은 처음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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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범선은 선수부터 선미까지 fore, jigger, maine, mizzen 등의 네 개의 마스트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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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장하는 세일 명칭은 선수부터 genoa, jib, fore, jigger, maine, mizzen sail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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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펼치는 돛은 심긱돛 jigger 세일과 선수의 genoa 세일이다. 돛을 펼치면서 범장 시스템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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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gger 세일 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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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jigger 마스트의 붐(boom) 위에 차곡차곡 개어 있는 세일의 고정 묶음을 풀고 커버를 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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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붐의 clew 쪽에 걸어둔 핼리어드(halyard) 클립을 풀어서 세일의 헤드 보드(head board) 크링글(cringle)에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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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핼리어드가 윈치(winch)에 잘 밀착되도록 확인하고 윈치를 감아 돛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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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리어드를 윈치에 걸어줄 때는 항상 시계방향으로 감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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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돛이 팽팽해지면 핼리어드를 클리트(cleat)에 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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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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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 (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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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보드 (head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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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크링글 (cri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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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리어드 (haly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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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리어드 윈치 (w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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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리어드 클리트 (cl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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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 (l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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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le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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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 (cl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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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 (t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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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장 (帆裝), 해장 (解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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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w의 지시에 따라 제노아 세일을 함께 펼치는 승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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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가량 범장으로 기선 항해를 보조하다 풍량이 약해져 해장하였다. 해장은 범장보다 더욱 신경 쓰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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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트와 붐에 올라서서 정리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아예 서울에서 가져온 등반용 하니스를 착용하고 작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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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일 님이 범선에 보관하던 하니스라며 들고 나온 것을 보니 낡고 불편한 삼십여 년 전 허리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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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장 때는 세일 러프의 슬라이드(slide)와 리치의 결을 살펴서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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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클리트에 묶어둔 핼리어드를 풀고 윈치 브레이크를 열어 세일이 어느 정도 내려오면 접힌 세일을 clew 쪽부터 로프로 묶어 tack 쪽으로 감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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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아이디어로 짧은 시간에 세일을 고정시키는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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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일을 붐에 묶은 뒤 세일 cover를 씌우고 벗겨지지 않도록 로프로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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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헤드 보드(head board) 크링글(cringle)에 연결한 핼리어드 클립을 풀어 붐의 clew 쪽 고리에 다시 연결하고 팽팽하게 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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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 욕지도 입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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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 버스로 욕지도 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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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ohmy news 오문수 기자) http://omn.kr/on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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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입항하여 공영 마을버스로 욕지도를 한 바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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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과 오랜 인연으로 엮인 버스 기사님은 욕지도를 일주하는 동안 친절한 관광 안내원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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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이 좋은 곳에서는 잠시 버스에서 내려 촬영 기회를 제공하고, 귤 재배 농가를 지날 때는 또다시 버스를 세워 구매 시간을 주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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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온 관광객을 위해 많은 배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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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분이 재치있고 말 솜씨 훌륭한 욕지도 관광가이드 버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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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은 욕지도에 터를 잡은 '바다 탐험가'이자 '대책없는 낭만주의자' 이민언 시인- 시집 세상을 담은 노을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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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탔던 주민이 심하게 불평을 쏟아냈지만, 기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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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를 한 바퀴 버스로 관광하며 친절한 설명까지 들은 비용은 개인 버스 차비 1,000원 * 탑승 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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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는 통영에서 여객선으로 출입한다. 인구 2,800명이 살아가며 특산물은 고구마, 고등어, 감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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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고등어 양식에 성공한 섬으로 이곳에서는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싱싱한 고등어회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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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욕지도 앞바다는 고래의 길목으로 예전에는 고래잡이 어선의 출발점이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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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에서만 볼 수 있는 고등어 가두리 양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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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마치고는 범선 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과 선상 싱어롱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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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한 승객과 사전에 합의하고 교감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썩 내키지 않았지만 다들 어울려준 덕분에 즐겁게 싱어롱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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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 '코리아나' 호 선상 아카데미 (ohmy news 오문수 기자) http://omn.kr/o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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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셋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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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 출항, 통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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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중에 위치한 연화도를 잠시 입항하여 섬을 돌아볼까 했으나 풍랑과 수심 등 접안에 위험이 있어 포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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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이 가까워져 오자 승객 중 여인 한 분이 선내 마이크를 잡고 우리 민요 뱃노래와 진도아리랑 곡조를 시원하게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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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가락 덕분에 내 항해는 모험이 아닌 뱃놀이가 되어버렸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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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야노 야노야~ 에야노 야노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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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치는 파도 소리에 단잠을 깨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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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오는 노 젓는 소리 처량도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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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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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가슴속엔 수심도 많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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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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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음음음 아라리가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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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통영 입항하여 갑판에서 점심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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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여 년 전 고향 진해에 살던 대여섯 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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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 계시는 할아버지 댁에 갈 때면 아버지는 늘 마산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이용하여 여수로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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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육로 교통보다 해상 교통이 편리하여 뱃길을 선택하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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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여객선은 중간 기착지로 늘 충무에 입항하였고 그 후엔 충무에 와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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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창에 배가 도착하면 머리에 광주리를 인 아주머니들이 여객선을 올라 김밥을 팔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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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요즈음 잘 알려진 충무 김밥의 효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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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이 하선하기 전에 덕담과 인사를 나누며 다음에 다시 이어지는 인연을 만들고자 했던 선장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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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 때부터 이것저것 따지기 좋아하는 한 승객이 욕지도를 떠날 때부터 제안과 요청이 많더니만 기어이 시비를 걸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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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선장은 하선 미팅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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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 하선한 승객을 여수까지 돌려보내 주는 약속이었던 모양인데 교통편을 준비하지 않아 또다시 해프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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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을 모집하고 승선을 독려한 유덕재 님은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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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렌터카 두 대를 빌리고 나와 이대일 님이 운전하여 여수까지 승객 수송을 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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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까지 왕복 300km, 오후 세 시에 출발하여 밤 여덟 시에나 다시 통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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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으로 돌아와 늦은 저녁으로 모처럼 먹는 라면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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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으로 승선한 오문수, 유덕재, 안동립 님은 모두 하선하여 여수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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