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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2006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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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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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바람처럼 스쳐간…

전두성의 산과 삶의 자취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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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처럼 스쳐간…     바람처럼의 지식창고 2018.07.09. 17:15 (2018.07.09. 17:15)

【여행】인수봉에서 가장 아름다운 5월의 고독길

아주 아주 오래전, 나와 로프를 묶었던 산 친구의 글입니다.
꽤 오랫동안 여러 오해로 등을 돌리고 지내다 재작년쯤 다시 연락하여 가끔 소식을 전하고 있지요.
저는 하산을 했지만, 친구는 아직 산으로 자연을 더듬고 다니는 모양입니다.
아주 아주 오래전, 나와 로프를 묶었던 산 친구의 글입니다.
꽤 오랫동안 여러 오해로 등을 돌리고 지내다 재작년쯤 다시 연락하여 가끔 소식을 전하고 있지요.
저는 하산을 했지만, 친구는 아직 산으로 자연을 더듬고 다니는 모양입니다.
 
오늘 어쩌다 엿보는 대학 산악부 어울림 SNS에 청량한 글을 올렸기에 열린캠프 가족께 소개하고자 무단으로 퍼왔습니다.
오 월의 인수봉 '고독' 길, 옛 추억이 떠올라 잠깐 흐뭇하게 웃음 지었습니다.
 
 
인수봉에서 가장 아름다운 5월의 '고독' 길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인수봉 '고독' 길을 자주 오르면서
이 길이 이름처럼 고독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고독' 길은 오를 때마다 새롭다.
돌 틈에 피어난 작은 풀 한 포기를 볼 때마다 그 강인한 생명력에 마음이 더욱 쏠리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서 오르기 시작한 '고독' 길 등반은 눈이 내리기 직전까지 이어진다.
그 기간에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이다.
 
'고독' 길의 1피치는 3갈래로 올라갈 수 있다.
그중에 우측 크랙의 위아래로 서 있는 두 그루의 노관주 나무는
마치 연미복을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안내인처럼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2피치 시작하는 확보지점에 있는 굵은 소나무는 '고독' 길의 주인장이라도 되는 듯 듬직하게 서 있다.
2피치 끝나고 동굴을 지나면 바위 밑 나무 그늘에 촉촉한 이끼가 있다.
사라진 지 오래된 푸른 바위 이끼를 여기서 볼 수 있다니 참으로 반갑다.
 
5월 말경 선인봉과 오봉을 마주 볼 수 있는 3피치 시작하는 공터에 앉으면
수수꽃다리(흔히 라일락이라고도 함) 꽃이 활짝 피어 향기가 진동한다.
향내가 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내 마음도 춤을 춘다.
이렇게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좋은 향기를 맡을 수 있다니 정말 감사하다.
 
4피치 시작하는 지점에 이르면 새하얀 함박나무 꽃(혹자는 산목련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음)이 활짝 피어 웃고 있다.
향기는 없어도 초록 잎과 대비되는 하얀 꽃살이 돋보인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한 번은 나를 보고 미소짓고 그다음에는 건너편 도봉산을 향하여 손짓하듯 휘날린다.
청초한 여인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그 정경이 고상하고 아름답다.
 
5피치 올라가는 길목에도 함박나무꽃과 수수꽃다리가 금방이라도 피어오를 듯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보랏빛 수수꽃다리의 향기에 취하니 피곤한 몸이 녹고 세속에 찌든 마음이 씻긴다.
 
이윽고 인수봉 꼭대기에 피어있는 수수꽃다리를 만난다. 기분이 더욱 좋아진다.
이렇게 내가 겪어본 '고독' 길은 전혀 고독하지 않은데 누가 이름을 그렇게 붙였는지 궁금하다.
 
사실 '고독' 길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여러 종류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이끼와 풀과 야생화 그리고 나무들이 경사진 틈바구니에 빼곡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 길에는 매끄럽고 반듯하게 잘생긴 바위보다는 깨지고 쪼가리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사이를 붙잡고 오르는 건 오히려 태초의 원형적 몸짓을 할 수 있어 친근감과 편안함이 우러나온다.
 
'고독' 길의 시원한 바람과 나뭇 그늘은 등반자의 피곤한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쉼터와 같다.
또한 쉬면서 건너편 도봉산의 풍광을 마주하며 차 한 잔 마시는 재미는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이다.
 
더욱이 나에게 이 길은 희망과 기쁨을 주는 길이다.
한때 병들고 지쳐 있을 때 이 길을 오름으로써 새 힘을 얻을 가능성을 갖게 해주었으니까. ^^
 
 
단지 오르기 쉬운 것만 따지는 입장에서 얕잡아 스쳐 가기만 한다면 그런 기쁨의 요소를 모두 놓치고 말 것이다.
그래도 그동안 '고독' 길이라고 불려왔으니 그 이름 자체가 익숙하여 그리 나쁘지 않다.
 
일견 감성적인 처지에서 보면 그 이름만으로도 그 길이 고독감을 물씬 풍길 것 같아서 그런대로 잘 붙여진 셈이다.
그러나 찬찬히 그 길을 오르며 바위틈에 난 풀과 작은 나무들이 하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면,
이제 그 길이 전혀 고독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특히 수수꽃다리 향기를 맡으며 함박나무꽃을 볼수 있는 5월에 시간적 여유를 갖고 조용히 오른다면
'고독' 길이야말로 인수봉에서 가장 아름다운 암벽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2018.5.27. 완근
【작성】 전두성의 산과 삶의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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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최종 수정일: 2015년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