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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시범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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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이 정박한 정라항 근처에는 목욕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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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삼척 시내로 나가 사우나 들른 김에 삼척산악협회 김승민 회장과 해장 겸 식사를 하고 범선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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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 기념사업회는 오늘 출항 전야제로 삼척 이사부 공원에서 안전항해 기원제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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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과 선원들은 기원제에 참석하느라 모두 상륙하고 기관장만 범선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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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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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 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채바다 님이 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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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부터 바다를 주제로 수필과 시를 쓴 작가이자 시인이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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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에는 고대 항로 고증으로 우리나라에서 일본까지 뗏목 항해를 성공하였고, 그뒤 두 차례를 더 항해하여 잘 알려진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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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고향으로 원래 이름은 채지웅이었으나 바다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이름까지 바다로 개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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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나누다보니 해병 181기다. 반갑게 인사하면서 서먹함을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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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바다 (본명 : 채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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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제주도 성산포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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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화학공학 전공, 해병 18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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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1997, 2001년 세 차례에 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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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일본 간을 뗏목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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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항로 고증을 위한 탐험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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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계속하여 뗏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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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대 항로 답사 탐험과 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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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박물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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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남제주군 성산읍 시흥리 해안도로 포구 맞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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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http://topclass.chosun.com/board/view.asp?tnu=201011100019&catecode=L&c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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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http://happy.designhouse.co.kr/magazine/magazine_view/00010005/2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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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http://www.inmulnews.com/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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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001&year=2005&no=369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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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삼척 시민과 이사부 기념사업회 회원을 위한 시범항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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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여 명쯤 승선하여, 한 시간가량 항해한 앞바다에서 해류병 투하 퍼포먼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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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 항해의 즐거움을 잠깐 알리고는 곧 회항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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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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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과 동해 산악인을 대표하는 김승민, 김진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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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있는 네 분의 묘한 앙상블이다. 어쩌면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아마 전생에 절친이 아니었나 싶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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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부터 승선했던 외국인 청년 네 명의 연주 공연이 있었다. 문화가 다른 외국 젊은이의 연주라 내겐 모두 낯선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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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항해 때 내 우쿨렐레 연주로 함께 불렀던 바하마 군도의 전설 'Sloop John B'를 와중에 들려주어 그런대로 내게 밥값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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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청년 넷은 30일에 부산에 약속한 공연이 있다며 늦은 오후에 하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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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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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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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항해는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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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해류병 띄우기와 외국인 밴드의 연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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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놀이기구처럼 전율 있는 범선의 흔들림, 그리고 돌고래 떼의 출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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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창공에 어울린 기묘한 윤곽의 구름은 더욱 환상의 그림을 보여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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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은 꿈과 희망이 어울린 신세계의 관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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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독도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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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 예상 인원에 따른 구명조끼를 점검하니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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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져도 삼십여 개에 조금 못 미치는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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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승객들의 식사를 위한 기본 조리 기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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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는 범선 주방 용구를 활용하여 밥을 짓고 식사를 해결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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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 조리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임대 선주의 방침이 계약 당사자인 이사부 팀에 전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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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까짓 밥솥과 프라이팬 몇 개만 사면 해결될 일이지만 누가 경비를 부담할 것인지가 명확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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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내를 살피고 내가 판단한 문제를 선장에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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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내에 비치하였던 구명조끼를 어디로 치웠는지 알아보고자 여수에 있는 임대 선주와 통화 시도를 하였으나 연결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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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물품이라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는데 사실은 선장에게 경비 사용에 대한 권한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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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선주는 항해 중에 필요한 경비와 선용품 구매를 위한 법인카드를 기관장에게 맡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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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 등의 소액 사용 외에 모든 지출은 일단 선주의 허락을 받아야 기관장이 카드를 내어주니 답답한 점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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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여수와 통화가 되어 알아본바, 구명조끼는 선장실 침대 아래 공간에 보관하였다는 대답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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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삼십여 개의 구명조끼를 그곳에서 찾아내어 일단 걱정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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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밥솥과 약간의 조리기구는 이사부 팀에서 사고 추후 정산하기로 협의하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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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에 필요한 선용품과 법정 구명장비는 선적항 출항 전에 확인하여야 하며 용선계약 또한 세부내용까지 명확하여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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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부재와 방심이 문제를 키우고 공연한 분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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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일 님이 하선하여 부산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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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출항할 때부터 삼척까지만 항해를 돕기로 약속했던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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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가장 든든한 crew였는데 이제부터 회항 때까지 갑판과 항해 당직, 기관을 책임질 공식 선원은 기관장과 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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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에게 나누어 달라고 부탁한 선원 모자를 지급하지 않은 것에 이대일 님이 무척 불쾌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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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일 님이 생각한 선원은 기관장과 러시아 선원 슬라와였는데, 선장이 생각하는 선원은 다른 이였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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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선하면서 본인이 쓰고 있던 선원 모자를 벗어 기관장에게 선물하고 기관장의 서운한 마음을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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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닌 값싼 선원 모자지만 내가 이대일 님에게 힌트를 주어 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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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끼리의 일체감, 승객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선원 표시로 함께 쓰고자 했던 선원 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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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에 출항하고자 했으나 약속 시각에 늦은 일부 대원 때문에 출항이 늦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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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배를 기다리는 건 보았어도 배가 사람을 기다리는 건 본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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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하는 모든 대원은 '~ 15분 전!, 5분 전!'의 개념을 알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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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분을 제외하고 일단 인원 점검, 선내 유의사항, 이사부 회장 당부 말씀, 기념촬영 등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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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장님, 승선 대원을 3개 당직 조로 나누고 조장을 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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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한 계획 없이 이렇게 즉흥적으로 편성하는 당직 조가 얼마나 무의미한 조 편성이란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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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항해 당직과 선실 관리, 승선 대원 안전을 담당할 나에게까지 조장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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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를 제외하더라도 갑판과 선실을 책임질 선원이 나를 포함하여 단둘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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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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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 탐사대원 34명, 선원 4명, 승선인원 모두 3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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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 탐사 대원의 모습에 독도를 향하는 기대, 범선 항해에 대한 궁금함, 바다와 풍랑에 대한 두려움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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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원은 출항하자마자 흥겨운 기분에 원 샷을 들이키고, 배의 특성을 모르는 여성 몇 분이 선수 갑판에서 바다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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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바다로 나서자 제법 바람이 세다. (풍속 7m/s? 파고는 1.5~2m 이상으로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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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제노아 세일을 펼친다. 범선은 역시 세일을 펼쳐야 범선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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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바람과 파도에 범선이 제법 너울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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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 20˚ 이상 롤링이 있고 파고 2m 이상 피칭까지 더해지니 선수 쪽은 완전히 놀이기구 pirate shi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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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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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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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을 돌다보니 선수 갑판에서 부인 두 분이 누운 채 서로 끌어안고 꼼짝을 못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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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율동이 워낙 심하여 두려웠기에 두 분 의지로는 감히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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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씩 부축하여 선실로 모셔놓고 주변 분에게 보살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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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실에도 여기저기 멀미와 구토하는 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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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 화장지와 비닐봉지를 가져다드리면서 격려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고자 했지만, 구토에 대한 처치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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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 팀의 탐사 대장마저 비위에 안 좋은 음료를 마신 탓에 불편한 속을 어쩌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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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 환자 덕분에 당직 조직은 무너졌지만, 건강하고 강인한 분들은 그런 와중에도 자신의 능력을 살려 봉사하며 역할에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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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당번을 자청하여 밥을 짓고 식자재를 살펴 나름대로 찬거리를 조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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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떤 분은 기록사진을 남기고 동영상을 촬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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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네 시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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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짙은 바다는 구름까지 내려 덮여 사위를 감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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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와 멀어질수록 바람과 파도는 조금씩 박자와 높이와 더해가고… 범선의 춤사위는 이제 제 흥에 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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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멀미와 구토로 힘들어하는 분이 절반을 넘어섰는데 그중 두어 분이 특히 괴로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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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님 살려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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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에 선장 외에 사공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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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잘 안다는 어느 대원이 독도를 포기하고 울릉도로 항로 바꾸는 것이 좋을 듯싶다며, 넌지시 그러나 단호하게 의견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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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미와 구토로 괴로운 분들을 위한 좋은 제안이고 방법이라 차츰 동조하는 대원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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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장은 독도 항로를 포기하고 울릉도로 변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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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항로를 변침하여 울릉도를 향하던 선장이 이번엔 울릉도 포구에 우리 범선이 정박할 선석이 있을지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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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이 정박할 포구는 저동과 사동뿐인데, 파고가 이런 정도니 많은 선박이 이미 피항하여 정박할 선석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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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와 삼척에 전화하여 지인을 수소문하고, 울릉파출소와 연결하여 선착장 사정을 확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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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듣고 있던 사공이 이번에 또 좋은 제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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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으로 회항하면 범선을 정박할 선석도 있고 멀미로 고통받는 분들도 구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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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입항해도 멀미를 하는 분이 또 범선으로 회항하게 되면 계속 고통받을 것이다. 지금 삼척으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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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파고면 대형 쾌속선도 발이 묶여 며칠을 운항 못 한다. 쾌속선을 이용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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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제안만 하고는 슬쩍 이사부 탐사 대장에게 결정을 넘겨드린다. 그대가 대장이니 현명하게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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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하되 강요하지 않는다? ~ 어디서 많이 듣던 copy이다. 만약 열린캠프 등산학교였다면 이럴 때 어떻게 결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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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마저도 멀미로 괴로워 했던 탐사 대장이 과단성 있게 결정을 내렸다. '삼척으로 회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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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한 지 다섯 시간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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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항을 아쉬워하는 분도 꽤 있었지만, 분위기 탓에 누구도 반대 의견을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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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항해했던 시각만큼 더 지난, 자정 조금 넘은 시각에 삼척 정라항으로 귀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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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뱃길에 대원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여태껏 멀미로 죽었다는 사람 얘긴 듣질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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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음날 날씨는 나빠지지 않았고 육지와 연결하는 괘속선은 계속 운항하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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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와 독도를 운항하는 괘속선도 결항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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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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