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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2021.08.11. 11:00) 
◈ 중원(中原)
김동인의 역사소설. (1947년작) "천자(天子)의 종자가 따로이 있으랴. 누구든 하늘의 뜻을 받고,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천자가 될 수 있다."
중원(中原)
 
 
"천자(天子)의 종자가 따로이 있으랴. 누구든 하늘의 뜻을 받고,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천자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예로부터의 지나인의 천자관(觀)이요 왕권관(王權觀)이었다.
 
그런지라, 요(堯)가 순(舜)에게 선위(禪位)하고, 순이 우(禹)에게 선위한 것이다.
 
그러나, 제 자식이 남보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따라서 무슨 좋은 물건이 생기면 남에게보다 내 자식에게 주고 싶은 것은 동물의 본능이다. 내 것은 장차 내 아들에게 주고 싶지 남에게 주고 싶지는 않다. 하물며 ‘왕권(王權)’ 같은 천하의 지보(至寶)는 내게 자식이 없으면 여니와, 있기만하면 결코 남에게 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부위자계(父位子繼)의 제도는 사람의 본능상 자연히 필연적으로 생겨나지 않을 수 없는 제도다.
 
 
지나인은, 이 인간세계를 지나종족의 것으로 믿는다. 지나종족이 아닌 종족은, 이를 오랑캐라 하고 화외(化外)의 백성이라 하여, ‘사람’ 과는 구별 되는 것으로 치고, 지나종족의 예하(隸下)의 것으로 쳐서,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지라, 지나종족은 우주만물의 주인이요, 그런지라, 지나의 천자(天子)는 세상만물의 신성하고 거룩한 주인이다.
 
그 위대하고 거룩한 위(位)를 처음 동안은 ‘하늘의 뜻과 사람의 마음을 산 사람’이면 누구든 오를 수 있지, 별다른 종자가 있지 않다는 관념을 가졌을 때는, 제각기 거룩한 사람이 되고자 또는 인심을 사고자 노력 하였지만, 부자계승(父子繼承)의 제도가 확립된 뒤에는 감히 왕위는 아무리 거룩한 사람이라도 생념도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워낙 지나는 바닥이 넓고 사람 수효가 많아서, 한 개 왕권으로는 다 보살피기도 어려운 위에, 워낙 또한 왕권을 부러워하는 무리(부러운 나머지에 욕심까지 내는 무리)가 많아지매, 이 욕구에도 순응할 겸, 폭발(욕심에 의지한)도 막을 겸하여, 제후(諸侯) 제도가 생겨났다. 지나 땅의 바닥을 이 모퉁이, 저 모퉁이로 나누어 가지고, 그 나누인 지역마다 통치자 한 개씩을 두어서, 그 구역(관할 구역) 안에서 왕권을 행사 하여, 왕 노릇 하고 싶은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였다.
 
이 제후국(諸侯國)이, 많을 때는 천여 국까지 늘었다. 천자는 중앙에 앉아서, 천령(天領)이란 직할(直轄) 땅에만 전권을 가졌지, 각 제후의 땅은 제후들의 오로지하는 바였다.
 
그 제후라는 것도, 처음 천자가 임명하는 것이었지만, 차차 지방의 실력자들이 제 실력으로 땅을 점령하고 스스로 제후가 되어 그 지방을 관할하게 되고, 천자는 다만 ‘천자’라는 높고 거룩한 칭호만 누렸지, 아무실 려도 없는 허수아비로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정식으로 따지자면, 역시 천자는 천자로서, 만방(萬邦)의 가장 높은 주인이요, 제후는 천자의 아래서 각각 제 관활 구역의 자방 장관일 따름이다.
 
그런 관계 아래, 그 옛날, 은(殷)이라는 천자의 나라이 있다가 그 ‘은’ 이 ‘주(周)’나라에게 망할 때에 은나라의 왕족이었던 자서여(子胥餘― 기자라 한다) 라는 사람이 주나라를 섬기기 싫어서 부하 오천 명을 데리고 주나라를 피하여 동방으로 망명하였다. 동방에는 ‘단군’이란 임금이 ‘조선’ 이란 나라를 이룩하고 온 동방을 통괄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지나인은 온 천하를 지나인의 것으로 지나 천자의 영토로 여기고 있다. 그런지라, 동방에는 단군이란 임금〔지나의 은실(殷室) 이라든가 주실(周室) 이라든가 하는 것과 대등(對等)으로 동방의 천자다〕이 조선이란 나라를 이룩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동방에도 조선이라는 ‘나라’ 가 있는지 어떤지는 인정하지 않고 ‘조선’이라는 지역(地域)이 있는 것으로만 여기고 있다. 그리고 조선 지역에는 오랑캐 〔東夷(동이) 〕가 살고 있고, 토왕(土王)이 있는지는 혹 모르되 적어도 지나 천자가 임명한 임금은 없다고 알고 있다.
 
그런지라, 기자가 주(周)를 피하여 조선땅으로 오매 ‘주’는 기자를 ‘조선후(侯)’ 로 봉하였다. 이리하여 조선땅 안에는, 미리부터 있던 단군 왕실과 주나라의 제후로서의 기자 왕실의 두 왕실의 있게 되었다.
 
‘조선’이란 것은 나라 이름이냐 혹은 지역 이름이냐, 따라서, 이 종족의 임금이 되어야 조선왕이냐 혹은 이 땅의 왕이 되면 조선왕이냐, 그런 점을 따지고 캐자는 까다로운 세월이 아니요, 순후무쌍한 태고적 시절이라, 민족의 임금인 단군 왕실 이외에 ‘지나 천자가 임명한 조선 지역의 임금’ 인 ‘기씨 왕실’이 병립하게 되었다.
 
주나라 왕실은 조선 지역 같은 먼 화외(化外)의 땅은 욕심나지도 않고 관할하기 성가시고 귀찮기나 하지만, 기자가 그 땅으로 주나라를 피하여 가고 보니 주 왕실의 체면도 유지하고 권위도 밝히기 위하여, 기자를 조선후로 봉한 것이었다. 이것은 지나 왕실(천자)의 상투 수단으로, 먼 곳에 있는 지역(관할하기 힘든)에는 지나 천자의 이름으로 봉작(封爵)을 하여 둔다. 저쪽은 그 봉작을 받건 말건 간에 이쪽에서 봉작하고는 그 지역도 예하(隸下)의 나라라 여긴다.
 
기씨는 주나라 왕실을 피해 온 사람이라, 주나라에서 자기를 조 선후로 봉했건 말았건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 이 땅의 왕이 되었다. 그리고 이 땅의 이름이 조선이라 하여 조선왕으로 자임하였다.
 
조선민족의 왕이요 이 땅의 본시의 주인인 단군 왕실은, 이것이 내 땅이라 네 땅이라, 조선이란 이름을 내가 지었다 네가 지었다, 까다롭게 다투지 않는 순후한 관대심으로, 내 땅 한귀퉁이에 지나인이 와서 조선왕이노라고 행세하건 말건 버려 두고, 그들과 시비하든가 옥신각신하기 싫어서, 좀 뒤로 비켜 주었다.
 
지나땅 안에서는 주나라에 제후국이 생기고 늘고 하여, 천여의 제후국까지 생기노라니, 여간 어지럽고 시끄러운 세상이 전개되고 계속된 것이 아니었다. 그러노라니, 그 백성들도, 어제는 ‘갑’나라 백성이다가 오늘은 ‘을’ 나라 백성으로 또 내일은 ‘병’나라 백성으로 ― 백성이야말로 도탄의 괴로움에 빠져서 도저히 안주(安住)할 수가 없었다. 이 가련한 지나인들은, 동방에는 조선이라는 낙원이 있고 기씨라는 지나인이 그 곳 왕 노릇한다는 소식에, 자기네들의 활로를 찾아 연락부절로 조선땅으로 넘어왔다.
 
기씨 왕실은 이 붇고 늘어 가는 지나인을 끄을고, 차차 더 살기 좋고 다스러운 지방으로 ― 동으로 남으로 이동하여 반도(半島)의 중부 지대까지 흘러갔다. 그 흘러간 전(全) 노정(路程) ― 처음 넘어선 곳인 요서(遼西)로 부터 마지막 자리잡은 평양(平壤)까지 ― 에는 선적(線的)으로 지나인 부락을 남기었다. 남과 시비하기를 싫어하는 본시의 조선종족은, 지나인이 통과하는 데며 머무는 데마다 길을 비켜 주었다.
 
그런데 이 조선땅에 들어온 지나인 저희끼리 또 다툼이 생겼다. 위만(衛滿) 이란 지나인이 한때 기씨 왕실에 몸을 의탁하고 있다가 홀연히 기씨를 반역하여 스스로 조선왕이 되었다. 지나인의 ‘위만조선’이란 것이 생겼다.
 
위만을 보호하느라고 품안에 안았다가 도리어 위만에게 배반받은 기씨왕은, 조선땅에서 도망하여 남쪽으로 내려갔다.
 
남쪽에도 조선종족(단군 백성)이 살고 있었다. 본시 조선종족이 온 동방에 퍼져서 살고 있었는데, 지나인에게 침입받아서 허리를 끊겨 두 토막이 된 바의 그 남쪽 토막이다. 남쪽 토막은 ‘한(韓)’이라 일컫고 마, 진, 변(馬 辰 弁)의 삼한이 있었다.
 
위만에게 쫓겨난 기씨는, 여기도 또 순후한 조선종족이 살고 있는 것을 하늘께 감사하며 마한을 쳐서 마한의 임금이 되었다.
 
그동안에 지나 본토는 어떤 움직임을 하였나.
 
‘천자는 별종자냐’는 천자관(天子觀)을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지나인이라, 제각기 천자가 되려는 무리가 늘고 늘어서 천여의 제후국이 생기고 따라서 천여의 임금이 생겼지만 ‘왕’이 이렇게 많이 생기고 보니, 왕도 또한 신통하지 않아서, 역시 천자가 되는 편이 좋다는 생각이 왕마다 생기게 되는 것은 이 또한 필연한 일이다. 많은 왕 가운데서, 나 혼자 천자가 되려면, 다른 우왕(友王)들을 다 꺾어야 할 것이다. 아직 주실(周室)이 천자라는 자리는 차지하고 있지만, 실력 없는 허수아비에 지나지 못하고― 이리하여 제후 가운데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멸하기 시작 하여, 마지막에는 일곱의 큰 제후만이 남게 되었다.
 
그 일곱 제후 중에 가장 강한 진(秦)왕이, 드디어 다른 제후를 다 멸하고 혼자 남게 되었다.
 
이것이 진의 시황(始皇)이었다.
 
 
진시황이 단 혼자― 즉 천자가 되면서는, 재래의 봉건(封建)제도를 없이 하여 ‘제후’하는 것을 안 두고, 천하를 단 하나의 천자와, 그 천자의 정부에게 예속(隸屬)하게 하였다. 제후가 있어서 제후가 그 지방의 절 대권자 노릇을 하던 봉건제도는 진시황에게 꺾이고, 천자와 및 천자의 정부에 천하를 직속하게 하여 천하를 군현(郡縣)으로 나누고, 각 군현에는 천자의 정부가 임명한 장관(長官)이 천자의 명을 받아서 관할하고, 그 임명과 경질 면관 등은 오직 천자의 정부의 권한으로 하여, 지나 건국 이래의 대개혁을 하였다.
 
그러나 진(秦) 왕조는, 지나제국의 기초와 운용 방침의 틀만 잡아 놓고는 또 무너져 나가고, 진조(秦朝)에 대신하여 유씨(劉氏)의 한조(韓朝)가 생겨서 지금은 유씨 천자의 세상이다.
 
그런데, 지나종족이 건국 이래 암(癌)으로 여기는 것이 있다. 즉 조선이라는 종족과 조선이라는 나라의 존재다. 지나인인 기씨며 위씨의 조선이 아니라, 그 지역 원주민의 조선이다.
 
천하는 지나의 것이며 지나 천자의 것이라는 것은, 지나인의 신념이며 신앙이다. 지나종족 이외의 종족은 모두가 야만인이며 오랑캐라는 것도 그들의 신념이다. 그리고 그것이 또한 과한 자대망상(自大妄想)도 아니어서, 지나 주변의 나라(혹은 인종)들은, 혹은 싸움에 강하거나 혹은 개인 완력이 세거나 한 종족은 있었지만, 모두가 문화적으로는 미개하여, 오랑캐의 역을 벗지 못하였다.
 
옷도 없이 벗고 산다든가 혹은 짐승의 가죽으로 겨우 좀 감추고 산다든 가 하고, 그릇과 수저도 없이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는다든지, 남녀 관계가 짐승이나 일반이라든지, 인륜 생활이 무규칙하며, 어미를 안해로 삼고 혹은 딸을 안해로 삼는다든지― 사람의 생활과는 멀리 떨어지고 더구나 문화 생활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었다.
 
지나인은 벌써 꽤 고등한 문화 생활을 경영하던 종족이라, 이러한 미개 인종은 혹은 싸움에 세기 때문에, 그들(미개인)에게 욕보는 일이 있다 할지라도, 그래도 역시, 그네들을 멸시하고 천대할 수 있었고, 또한 그럴 특권을 가졌다고 자신할 수도 있었다. 그 미개 종족들도, 혹은 때때로 지나인과 싸워서 이기기도 하고, 지나 계통의 사람을 잡아다가 종으로 부려 먹기도 하지만, 그러기는 하면서도, 지나인을 자기네보다 훌륭한 종족으로 자기네는 지나인보다 야만인으로 알고 믿고 자처하였다.
 
지나를 천하의 중심지라 하여 중원(中原)이라 하고, 지나인을 중국인이라 하는 것은, 천하가 공허하는 바이다. 설사 철없고 견식(見識) 없는 종족이 있어서 지나의 우수한 점을 모르고 지나를 수월하게 안 본다 할지라도, 지나인 자체로서는 그런 무지한 인종은 도리어 도외시하고, 개의(介意) 치 않는다.
 
그런 가운데, 동방에 단군이란 이가 이룩한 조선이란 나라는, 처음 모를 적에는 몰랐지만, 차차 거래가 생기로 상종이 생기면서 보니, 그 생김 생김도 지나인과 흡사하고, 무슨 이치를 깨우치는 머리도 지나인에게 지지 않으며, 쑥쑥 발달되는 문화 정도도, 홑볼 종족이 아니다. 게다가, 지나 자신은 춘추시대라 전국시대라 어지러운 세월을 계속적으로 겪기 때문에 백성은 이리 시달리고 저리 쫓기느라고, 온갖 문화는 순조로운 발달을 못할 동안에, 저 백성은 싸움 모르고 평화한 생활을 해온 덕으로, 문화 방면으로는 지나보다 훨씬 앞선 자도 있다.
 
그 땅(조선)에 지나인 기씨가 들어가서 지나민족을 끄을고 차차 남으로 내려가면서 이룩한 문화도 지나 본토보다 훨씬 우수하니, 그곳 토민의 문화는 말할 것도 없다.
 
그 종족이 지나의 종주성(宗主性)을 무시한다.
 
그 종족은 ‘지나도 한 개 나라요 우리도 한 개 나라라’고 생각하지, 결코 지나 천자가 천하의 주인이요, 우리(조선 원주민)도 지나 천자의 땅안에 사는 지나 천자의 백성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지나인에게는 아니꼽게 생각되는 점이었다. 봉건시절에는, 천하가 나누여서 제후의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어디를 따로 구별 하여 볼 수가 없었지만, 진시황이 지나땅을 통일하고 보니, 동방의 조선 땅에 지나인 계통의 조선이 따로 있고 본고장 계통의 조선이 따로 있다.
 
진시황의 야심과 패기로는 여기도 무슨 손질이 있어야 할 것이지만 본토 통일을 간신히 끝내고 먼곳까지 손을 뻗칠 여력과 시간이 없이, 이 렁 저렁 하는 동안에 진시황 세상 떠나고 뒤이어 진나라까지 넘어지고 말았다.
 
그 뒤를 이은 한나라.
 
그 한나라가 새로 생긴 지 십이 년 뒤에, 지나인 위만(衛滿)이 기씨 조선왕을 내쫓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조선땅 안에서, 지나인들이 저희끼리의 세력다툼, 권력 다툼이지, 한(漢)나라 본국에서는 아랑곳하지 않는 바이었다. 아직 조선 일에까지 손을 뻗칠 여력이 없었다. 한나라 자체가 아직 안돈되지 않은것이다. 한(漢)은 한으로, 조선땅 안의 지나인은 또 ‘위씨조선 백성’으로 제각기 지냈다.
 
 
그런데 그 뒤 약 팔십 년 뒤에 조선땅 안에 원주민(단군 백성)으로 이룩 하였던 예(濊)가 스스로 자진하여 ‘한’나라의 속령(屬領)이 되기를 자원하였다. 종족의 반역이었다.
 
‘한’은 좋다꾸나 하여 ‘예’를 ‘한’의 창해군(滄海郡)으로 하였다.
 
약 십오 년 지나서, 한은 비로소 군사를 움직여서 위씨의 조선을 멸하고 그 땅에, 낙랑, 현도, 진번, 임둔의 네 고을을 두었다.
 
기자가 주나라를 피해서 이 땅으로 넘어와서 조선땅의 한귀퉁이에 주저앉아 ‘지나인의 조선’을 따로 이룩하여서 그 뒤 또 지나인 ‘위만’ 이 ‘위만조선’을 이룩하였던― 이 땅 안의 지나인의 조선은 지나인의 한(漢) 이 멸하고 그 땅에 지나의 네 고을을 둔 것이다.
 
그리고 조선종족의 조선은 ‘부여’라는 칭호를 가지고 지나인(기씨조선)에게 차차 압축되어 한구석에 밀려 가 있었다.
 
기씨가 이 땅에 들어와서, 들어온 어구에서부터 마지막 자리잡은 ‘반도 중부 지대’까지의 그 연로(沿路)는, 지나 본토의 끊임없는 동란 때문에 동방 낙토로 피난해 온 피난민이 쭈욱 선적(線的)으로 머물러 토착(土着) 하여 지나인의 식민지를 이룩하고 있다. ‘한’이 지나인의 조선(기씨조선과 뒤이은 위씨조선)을 멸하고 그 땅에 네 고을을 처음 두었다가 이십여 년 뒤에는 임둔군과 진번군은 폐하고 현토군은 요동땅 안으로 옮기고 ― 말하자면 의미 없는 일이지만, 먼 조선땅도 늘 간섭하노라는 시늉이었다.
 
그러나 지나 종주권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는 단군전선은 전쟁의 힘이 부족하니.한쪽으로 압축되어 있기는 하지만, ‘부여’라는 나라를 그냥 유지하고, 지나의 속령 되기를 거절하는 아니꼬운 나라이다. 미개 종족 같으면 괘념할 바도 아니나, 지나민족과 동등의 문화를 가진 종족이라, 그 굴복하지 않는 것이 더 마음에 걸리고 불쾌하였다.
 
자진해서 내공(來貢)하거나 내속(內屬)되지 않으니, 엎질러서라도 절을 받아 보고 싶은 것이, 지나 천자의 심사였다.
 
그 예비공작으로 한 것이 조선(지나인이 건설한 바의)의 복멸이었다.
 
그 임금은 지나인이나, 지나 왕권에 복종하지 않는 조선(지나인의)은 지나 본국과는 아무 관련성이 없는 나라다. 한나라 원봉(元封) 이년에 한의 천자는 조선왕인 위만의 손주에게 ‘서울로 와서 천자께 한번 폐현(陛見) 하라’ 고 분부하였지만 그 분부도 거절한 조선왕(지나 계통)이었다.
 
그런 조선나라를 멸해 버리고, 그 땅을 지나의 고을로 하고, 본국에서 그 태수를 임명해 보내서, 그 지역을 지나 본국에 직속하게 하였다.
 
그리고서는 좀더 기회를 보면서, 본국(한)의 힘도 좀 더 정돈하여 가지고 기회 무르익은 뒤에, 본국병과 지방병(낙랑지방)의 힘을 합해서, 지나의 암(癌)인 ‘단군조선’을 부수려는 것이다.
 
한(漢)이 초(楚)의 항우(項羽)를 최후로 멸하여 천하에 주인 되고 보니 한나라에 그냥 대립되어 있는 땅은 부여밖에 없다. 그 밖에는 보잘 것 없는 조그만(한 개 부락에 지나지 못하는) 나라이거나 하잘것 없는 야만 미 개국뿐인 가운데, 오직 잔부(殘部) 조선만이 대등의 문화를 가지고, 통일된 민족과 문화를 가지고(조그맣게 압축은 되었지만), 동방에 예하국(隸下國)까지 적지 않게 가지고 그냥 맞서 있다.
 
이 조선민족의 조선을 없애고자 하는 것은, 지나종족의 전통적 희망이요 야심이요 목표였다. 더구나 한(漢)나라가 온 지나를 손아래 넣은 뒤로부터는 나날이 구체화하여 가는 생각이었다.
 
― 이러한 때에, 이러한 시절에, 고주몽의 고구려나라가 생겨난 것이다. 시대가 아직 태고시대니만치, 종족 관념이란 것에 대한 명확한 의식과 인식과 판단과 자각은 모호하였을 것이나, 같은 언어, 같은 풍습, 같은 신앙을 가진 종족은 한 왕권의 아래 통합하겠다는 목표로서 우선 이 땅 안에서, 같은 종족으로 딴 나라로 갈려 있는 나라들을 한데로 뭉치고 그런 다음에는, 이 한 개로 된 힘으로 장차 다른 종족에 대하겠다는 목표 아래, 그의 힘찬 발자욱은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고조선(古朝鮮) 기자 조선(箕子朝鮮) 낙랑군(樂浪郡) 부여(夫餘) 위만 조선(衛滿朝鮮) 임둔군(臨屯郡) 진번군(眞番郡) 한사군(漢四郡) # 창해군 # 현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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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General Libraries 최종 수정일: 2021년 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