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9 ~ 1590] 조선 중기의 학자. 본관은 화순이다. 자는 효원이며, 호는 수우당이다. 서울에서 태어났다.

최영경의 증조할아버지는 전라도 관찰사를 지낸 최중홍이고, 할아버지는 교하 현감을 지낸 최훈이다. 아버지는 병조 좌랑을 지낸 최세준이며, 어머니는 현감을 지낸 손준의 딸이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뛰어나 명성이 높던 최영경 은 성리학의 연구와 후진 양성에 전념한 조식(1501~1572)을 스승으로 삼아 그 밑에서 학문을 배웠다. 여러 차례 초시 에 합격하였으나, 2차 시험인 복시에서 실패하였다. 1572년(선조 5) 천거의 절차를 밟지 않고 경주 참봉의 벼슬을 주었으나 사양하였으며, 이듬해인 1573년에는 종6품 벼슬인 주부 의 벼슬을 주었으나 또 사양하였다. 이어 계속하여 수령 ·도사· 장원 등의 벼슬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나가지 않았다.

1576년 경상 남도 산청군에 덕천 서원을 세워 스승인 조식의 위패를 모셨다. 이 서원은 1609년(광해군 1) 사액 서원 이 되었으며, 1868년(고종 5) 흥선 대원군이 전국의 서원 을 철폐하였을 때 없어졌다가, 1920년대에 유림들이 복원하여 현재 경상 남도 유형 문화재 제8호로 지정되어 있다.

최영경 은 1581년(선조 14) 사헌부의 정5품 벼슬인 지평에 임명되었으나 임금에게 사직소를 올려 나가지 않았으며, 이 글에서 붕당 의 폐단을 논하였다. 1585년(선조 18)에는 《소학》과 사서인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을 한글로 풀이하는 일을 위하여 교정청 낭관에 임명되었으나 나가지 않았다. 《소학》은 중국 남송 때의 철학자인 주희(1130~1200)의 가르침을 1187년에 송나라의 유자징이 지어 펴낸 어린이용 교훈책이다.

1589년(선조 22) 정여립의 모반 사건이 일어났다. 정여립은 《정감록》을 이용하여 이씨 조선이 망하고 정씨 성을 가진 사람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말을 퍼뜨렸으며, 마침내 1589년 정부를 뒤집어엎기 위하여 논의를 꾀하다가 비밀이 새어 나가자 자신의 아들과 함께 죽도로 도망하여 자살하였다. 이 때 최영경은 아무 죄도 없이 억울하게 고발되어 투옥되었으며, 정치적으로 적대 관계에 있으면서 특히 사이가 좋지 않았던 서인 정철에게 국문을 받다가 죽었다.

최영경 은 이름이 널리 나 있던 성리학자로서, 학문을 실생활에 적응하고 실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생전에 정구·김우옹· 박제인 등과 사귀면서 학문과 덕행을 닦았다.

그가 죽은 뒤 억울한 누명이 벗겨져 대사헌으로 품계를 높여 주었다. 진주 덕천 서원에 위패가 모셔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