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과 문중. 넓은 의미의 부계 혈연 집단을 종중(宗中)이라 하고, 이 종중에서 다시 갈라진 부계 혈연 집단을 문중이라 한다. 그리고 이 문중에서도 가장 축소된 갈래를 유복친( 문중의 누군가 죽었을 경우 상복을 입는 가까운 친척)이라 한다. 우리가 흔히 가문이라고 하면 대체로 이 유복친부터 문중까지의 혈연 집단을 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적인 혈연 집단보다는 대대로 이어 오는 그 집안의 사회적 지위, 신분, 가풍 등을 뜻하기도 한다. 조선 시대에는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그 사람이 갖춘 지식이라든가 인격 ·실력보다는 그가 어떤 가문 출신이냐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것은 사람은 한 독립적인 존재로 완성된다기보다는 그가 태어나서 자란 환경, 즉 가문의 전통 혹은 가풍이 하나의 사람을 만들어 낸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예측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음을 말해 주는 사실이다. 이런 사고 방식은 혼인을 할 배우자를 선택할 때 주로 많이 나타났으며, 양반 계층이나 상류 계층에서 더욱 심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가문보다는 한 개인의 능력이나 인품 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짙으나, 아직도 어느 정도는 가문이 사람들의 사회 생활 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